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산요·에어서·AUO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 평판 디스플레이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특허괴물로부터 총 12건의 소송을 당해 글로벌 기업 가운데 7번째로 많은 특허전쟁을 치렀다. 지난 2009년 6건에서 두배나 많은 공격을 받은 것.
이에 삼성전자는 우선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지난 2월에는 미국 특허 1위를 달리는 IBM과 특허권에 대한 '크로스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특허 2위인 삼성전자는 인텔과의 협력으로 특허부문에서 완벽한 방어태세를 갖췄다. 지난해 국제특허방어펀드인 PRX에도 가입했다.
10만 건을 넘어서는 특허를 보유한데 이어 주요 기업들과의 연대를 강화해 철옹성같은 특허관리 체제를 완성한 것.
하지만 이같은 특허경영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특허공격이 시작됐다. 이에 삼성전자의 특허경영은 곧바로 빛을 발했다.
애플이 포장 및 디자인에 대한 특허침해를 주장하자마자 삼성전자는 통신기술을 주축으로 애플에게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기술은 △데이터 전송시 전력소모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HSPA(고속패킷전송방식) 통신표준 △데이터 전송시 오류를 감소시키는 WCDMA 통신표준 △휴대폰을 PC와 연결해 PC로 무선 데이터 통신이 가능케 하는 기술 등 핵심 부문이다. 이와 관련된 소송은 한국·일본·독일 뿐 아니라 애플의 본거지인 미국으로 이어졌다.
디자인 등 평가기준이 모호한 애플의 소송과는 달리 기술을 기반으로 한 특허를 주장하면서 외신들 역시 삼성전자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기존 특허공방과는 달리 '되로 받고 말로 주는' 효율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것.
과거 삼성전자의 특허전략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이스트만코닥·샌디스크 등 특허공방이 오가던 경쟁사와 서둘러 크로스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계약 체결을 위해 자사 특허 사용권 외에 부가적인 비용을 경쟁사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특허괴물의 10만 달러 미만 저가 특허공세에 합의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특허소송에 소요되는 비용이 10만 달러를 크게 상회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이와 다르다. 삼성전자의 지적재산(IP)팀의 간부급 직원은 "저가 특허공방도 수차례 축적되면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오히려 비용이 더 소요되더라도 특허괴물 등의 터무니 없는 공격에 맞상대를 해 본보기를 보여야 할 필요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500명 이상으로 특허전문 인력을 확대한데다 매년 경쟁사를 압도하는 연구개발 비용을 들여 기술경쟁력을 갖춘만큼 부적절한 경쟁사의 특허침해를 차단한 다는 계획이다. 비합리적인 특허공격에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무분별한 특허소송을 제기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의 결과로 특허가 따라온 만큼 고객들에게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를 활용할 것"이라며 "단호한 특허보호는 필요하지만 전자산업 발전을 위해 이를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확보한 특허를 활용해 전자산업 발전 및 동반성장을 위한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2차 협력사 5200여 기업에 자사 특허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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