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아파트 분양용지 계약해지를 요구해온 건설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7개 건설사가 계약해지를 요구했지만 LH가 4개 건설사에 대해서만 계약을 해지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2일 LH와 업계에 따르면 LH는 지난달 세종시 아파트 사업 진행 여부를 각 건설사에 물었고, 극동건설과 대우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7개사는 모두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LH는 7곳 가운데 대형사인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에 대해서는 계약해지를 해주지 않고 재협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연체료 100% 탕감, 용적률 상향 조정 등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고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사를 지난 4월 LH에 분명히 밝혔다”며 “LH도 처음엔 계약해지를 해주겠다고 하고선 뒤늦게 계약해지 유보로 돌아섰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또 “땅값이 워낙 비싼데다 연체료 등 금융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 분양가는 3.3㎡당 800만원대 중반 이상 나온다”며 “첫마을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LH는 이들 3개 건설사와 사업 진행을 결정한 극동건설, 대우건설 등 5개 건설사와 실무자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LH 입장과는 달리 이들 3개사는 실무협의회 참여 여부를 놓고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아직까지 재협상 여부도 결정하지 못했다”며 “실무자 차원에서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도 아직 입장 정리를 못한 상황이다.
반면 이번에 계약해지가 최종 결정된 건설사들은 다행스럽다는 입장이다. 계약 해지가 된 건설사는 롯데건설을 비롯해 두산건설, 금호산업, 효성 등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사업부지가 좋지 않아 계약해지를 원했는데 이번에 최종 결정돼 다행이다”고 밝혔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세종시 분양이 잘 되고 있어 고무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연체료 100% 탕감이 이뤄지지 않는 한 분양 수익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들이 건설하려고 했던 롯데건설 754가구를 비롯해 두산건설 997가구, 금호산업 720가구, 효성 572가구 등 총 3043가구다.
다만 롯데건설은 해당 부지를 해약한 뒤 세종시 정부청사 인근의 부지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개 건설사는 최종 계약해지가 이뤄지면 LH로부터 계약금 10%를 제외한 나머지 중도금을 돌려받게 된다. 4개 건설사가 납부한 금액은 계약금 177억원과 중도금 386억원, 연 5%씩의 가산이자 60억원 등 총 623억원이다. 이 중 계약금 177억원은 LH로 귀속된다.
이에 따라 세종시 주택공급 계획도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4개 건설사가 택지 공급해약을 결정한데다, 나머지 3개 건설사와도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청사가 이전하는 2014년까지 2만3000여가구 건설이 어려울 전망이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연체료 100% 탕감, 용적률 상향, 주택형 조정, 분할납부조건 등을 여전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LH는 여전히 연체료 100% 탕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도 난항이 예상된다. 협상이 실패로 끝날 경우 추가 해약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한편 LH는 4개 사와의 계약해지가 결정됨에 따라 이미 해약이 된 2개 필지 등 시범생활권 6개 필지(21만5335㎡)에 대해 오는 8월 중 공급공고를 내고 재매각에 들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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