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부 가족분들의 모습을 다시 뵙게 되니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입니다. 여러분의 사랑과 배려, 너무 고맙습니다"라고 취임사를 시작한 부분에서도 그의 심정이 어떠한지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권 장관 앞에 놓인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와 주택거래가 안 돼 고통을 받고 있는 국민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한다. 30여년의 공직생활 대부분을 주택·건설정책 수립에 보낸 권 장관이 내놓을 정책에 대해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권 장관 스스로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취임 첫날 직원들에게 "지금까지의 우리 업무 전반을 다시 되돌아보고, 필요하다면 앞으로의 정책방향을 이에 맞게 보완해야 한다"며 "주택정책을 수립할 때에도 시장과 서민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 것은 옳은 방향이다.
한 예로 전·월세 문제를 언급하면서 "기본적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전ㆍ월세 문제 해결도 쉬워진다"고 말한 대목도 변화의 사례다.
참여정부 시절 각종 부동산 규제를 만드는 데 권 장관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선한 변화다. 또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동의하는 등 "부동산시장은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평소 지론도 숨김없이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뜻대로 정책을 펴나가기란 쉽지 않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쏟아질 정치권의 민원성 요구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실제로 권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이 인물에 대해 평가하기보다는 자신들의 민원성 질의를 많아 해 "인사청문회냐, 민원제기의 장이냐"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왔다.
외압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뚝심' 있는 소신이 필요하다. 자신이 수십 년간 공직에 몸담아오면서 배우고 느끼며 쌓은 경험과 철학으로, 뚝심과 소신이 있는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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