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증가 40%, 6개 은행에 집중됐다

올해 가계부채 증가의 40%가 6개 주요 은행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농협, 기업은행의 가계대출은 올해 1분기에 2조5천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가계대출 증가액 6조3천억원의 약 40%에 해당한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6개 은행에서 3조7천억원이 늘어 은행권과 비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7조2천억원 가운데 51%가 이들 은행에서 집중적으로 증가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모두 더하면 12조5천억원 증가, 지난해 말보다 1.5% 증가했다. 연율로 계산하면 올해 대출이 6.0% 증가하는 셈이다.

A은행은 3개월 만에 대출을 3조원이나 늘려 연간 목표인 11조원의 28%를 달성했으며, B은행과 C은행도 각각 1조9천억원과 1조7천억원씩 늘려 연간 목표의 33%와 29%를 3개월 만에 달성했다.

금감원은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에서 모두 과열 조짐이 있다고 보고 2일 각 은행의 전략·기획 담당 부행장을 불러 과당경쟁을 자제하도록 경고했다.

특히 이들 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영업점별 실적을 매기는 성과지표(KPI)를 만들면서 예전보다 ‘외형성장’ 항목에 대한 가중치를 크게 높여 대출경쟁을 벌이도록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대출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한 은행의 경우 지난해 32.9%이던 외형성장의 가중치를 올해 상반기에는 41.6%로 8.7%포인트 높여 영업 확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다른 은행의 대출을 빼앗아 오면 KPI에 반영하거나 첫해는 금리를 낮게 적용하고 점차 금리를 올리는 ‘미끼금리’로 대출하는 사례가 여러 은행에서 적발됐다.

실제로 한 은행은 기업대출이 2조5천억원 늘린 사이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7천억원으로 저조한 데 비해 다른 은행은 기업대출을 5천억원 줄이고 주택담보대출을 1조1천억원 늘렸다.

또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을 조건으로 예금을 하도록 강제하는 구속성 예금(일명 ‘꺾기’)을 유치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형성장을 지나치게 강조해 과당경쟁을 하거나 불건전한 영업에 나서는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하반기에 은행권의 과당경쟁을 중점적으로 검사해 위법 사항은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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