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후보는 4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7ㆍ4 전당대회에서 예상을 깨고 당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애초 낮은 인지도와 지난 4년간 중앙 정치무대에서의 `공백‘ 때문에 상위권 입상이 힘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민생과 복지를 강조한 `넓은 보수’로 여론의 지지를 얻은데다 박근혜 전 대표의 핵심측근이라는 점에서 친박(친박근혜)계가 전폭적으로 지원에 나서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유수호 전 국회의원(13ㆍ14대)의 아들로 1975년 대입 예비고사에서 전국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수재인 그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하다 2000년 2월 이회창 총재에 의해 여의도 연구소장으로 영입돼 정치권에 입문했다.
2004년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단 뒤 2005년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박 전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7년 대선 경선시 박근혜 캠프에서 이명박 후보를 향한 공격의 최선봉에서 `전투력‘을 과시했지만 경선 패배 이후부터는 `정치적 칩거’에 들어가 18대 총선과 국회 상임위 활동 이외에는 정치적 활동에 거의 나서지 않았다. 스스로 `정치적 자폐아 생활‘을 했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전대에서 `공백’을 일거에 날려버린 그는 친박계만이 아닌 한나라당의 차세대 정치인으로 위상이 수직 상승하게 됐다.
무엇보다 선출직 인선에서 박 전 대표에 이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점에서 명실상부한 친박의 대표성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당내 갈등의 핵심인 친이(친이명박)계-친박간 갈등의 해소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 `소통의 다리‘를 놓는 중요한 임무를 띄게 됐다.
그러나 화합의 행보와 별개로 전대 기간 강조한 `박근혜 지킴이’로서의 역할도 예상된다.
유 후보는 “당 안팎에서 적대적 공격이 들어오면 그때 분명하게 나서서 확실하게 지킨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대선 경선을 앞두고 당내 잠재적 대권주자들과 야당이 `박근혜 죽이기‘에 나설 경우,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보여줬던 `투사’의 역할을 다시 한번 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경우, 유 최고위원은 당 갈등의 한복판에 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유 최고위원이 전대에서 강조한 `용감한 개혁을 통한 넓은 보수론‘도 주목받고 있다.
감세철회와 무상급식 수용 등 파격적인 친서민공약은 한나라당이 해온 `잘못된 보수’를 버리고 좁아진 보수의 외연을 확장시키겠다는 것으로, 박 전 대표가 지난달 3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강조했던 `민생‘과 큰 틀에서 부합한다는 점에서 향후 `민생 드라이브’를 더욱 강하게 걸 것으로 예상된다.
유 최고위원은 이와 함께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공천학살‘의 악몽이 아직도 여전한 친박계의 `공정 공천’에 대한 바람을 실현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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