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1시간 반 동안 트위터 공동창업자인 잭 도시의 사회로 이어진 이번 타운홀 미팅(일종의 간담회)에서 트위터 이용자들이 제출한 질문에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요한 기자회견을 할 때 자주 이용하던 백악관 이스트룸이 이날은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위한 기지가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이 이미 페이스북과 온라인 사진 공유 커뮤니티 사이트 플리커 등과 같은 소셜미디어 사이트를 통해 자료를 배부하고 스스로 비디오를 제작하며, 블로그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대통령이 트위터 질문을 활용해 타운홀 미팅을 연 것은 필연적인 움직임이라고 이날 설명했다.
잭과 마주앉은 오바마는 두 사람의 뒤에 설치된 큰 화면을 통해 보이는 트위터 질문을 보고 대답했고, 오바마의 답변은 주요 방송을 통해 생방송 중계된 것은 물론 백악관 팀들에 의해 주요 답변 요지가 트위터에 올라갔다.
오후 2시 이스트룸에 나타난 오바마는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자신의 컴퓨터 자판을 직접 두드리며 트위터에 짧은 질문을 던졌다.
"적자를 감축하려면 어떤 비용을 절감해야 하며, 어떤 투자는 남겨둬야 하느냐"는 질문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라이브로 트위터를 한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만들었다"고 농담조로 말했다. 그러고는 자신에게 쏟아진 수많은 질문들에 대해 때로는 길게, 때로는 농담을 섞어가는 특유의 답변을 내놓았다.
트위터 특성상 질문은 140자 이내로 제한됐지만, 트위터 이용자들은 오바마에게 대학 학비에서 이민, 단체교섭, 부채 상한선, 일자리, 주택경기 위기, 세금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질문을 쏟아냈다.
오바마에게 던져진 첫 번째 질문은 경기침체(recession) 극복을 위해 했던 일 가운데 실수를 한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다르게 처리할 수 있는가였다.
이에 오바마는 우선 경제회복을 위한 오바마 행정부의 노력을 강조하면서도 경기침체의 심각성을 오바마 행정부가 과소평가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미국 국민에게 이런 침체가 얼마나 오래갈지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던 점도 인정했다. 다시 할 수 있다면 "침체에서 벗어나려면 한동안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설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트위터 직원들은 전체 중 인기있을 만한 질문을 뽑아 오바마 대통령에 제시했으며, 이들 질문 중에는 오바마를 향한 공격의 선봉에 서 있는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제시한 질문도 포함됐다.
베이너가 트위터에 올린 질문은 "우리를 더욱 깊은 빚더미에 앉게 한 기록적인 흥청망청하는 지출이 행해졌지만, 일자리는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오바마는 웃으면서 "존은 공화당 소속의 하원의장"이라면서 "이 질문은 약간 편향된 질문(slightly skewed question)"이라고 가볍게 응수했다. 그러고는 충분한 속도로 일자리 증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를 나타내면서도 그의 경제 정책이 효과를 내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바마는 이날 행사에서 국정전반에 공화당 협조를 촉구했다.
특히 부채상한선 증액 문제가 원만한 타결을 보지 못할 경우 "우리의 신용은 내려가고 이자율은 급격히 올라가며 '제2의 경기침체의 새로운 소용돌이'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이것은 우리가 재미삼아 생각해 볼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부채 상한 문제는 제트기 소유자들의 세금 감면을 얻어내기 위해 미국 국민의 머리에 겨누는 총으로 사용되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가 트위터를 통한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 것은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가장 잘 아는 대중 정치인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오바마가 주류 언론을 뛰어넘어 미국민과 직접 교류하려는 수단으로서 소셜미디어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12년 대선에서 재선 성공을 위해서는 소셜미디어를 많이 사용하는 젊은층 등의 지지가 오바마에게는 절실한 상황이다.
오바마는 트위터 국민과의 대화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캘리포니아주의 페이스북 본사를 방문, 페이스북을 통한 타운홀미팅도 가졌고,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할 때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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