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총괄뉴스부) 하나금융지주가 3년 전 국내에 처음 도입한 `매트릭스 조직체계'가 다른 금융지주사로 확산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매트릭스 조직 도입과 관련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렸다. 9월까지 TFT를 가동한 뒤 도입 여부와 방향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조직체계를 도입할 경우 기업ㆍ투자금융(CIB)과 자산관리(WM) 등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에 먼저 적용한다는 복안이다.
우리금융이 생각하는 시스템은 신한금융지주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매트릭스 조직 도입을 검토 중인 신한금융은 투자은행(IB)와 프라이빗뱅킹(PB), WM 임원이 신한생명과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 계열사의 유사 업무도 관장하는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내년 도입 때 조직 내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은행 부행장급인 CIB, 자산관리(WM.PB) 담당 임원이 은행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면서 "소속 직원을 이중 평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금융지주도 우리금융 인수를 추진하면서 인수 후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을 합병하지 않고 듀얼뱅크(1지주-2은행) 체제를 유지하되 관련 부서들은 매트릭스 형태로 운영한다는 구상을 마련했었다.
KB금융지주도 IB와 부동산, WM 등 계열사 간 협업이 필요한 부문에 대해 도입을 검토 중이다.
매트릭스 조직은 하나금융이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처음 들여왔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등 세계 유수의 글로벌금융그룹에서는 이미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2008년 3월부터 기존 법인들이 독립적으로 영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각 계열사들의 관련 부서들을 사업단위로 묶었다.
하나금융의 방식은 전면적인 매트릭스 조직으로, 우리금융이나 신한금융이 고려하는 방식이 부분적 매트릭스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매트릭스 조직은 고객이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기업고객의 경우 대출과 채권, 주식, 파생상품, 인수합병(M&A) 등 서비스를 받기 위해 기존에는 은행, 증권 등 각기 다른 법인을 통해야 하지만 하나금융의 매트릭스 조직에서는 기업금융 비즈니스유닛(BU)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지주회사의 존재 이유는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데 있는데, 매트릭스 체제는 제대로 된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고객에게는 양질의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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