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과 북한 대표로 참석하는 박의춘 외무상의 만남이 이뤄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
특히 북한이 남북 비핵화 회담과 북한 핵문제 등 한반도 관련 현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그 내용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외무성 소속 국제기구 과장은 이날 국제회의장(BICC)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오는 23일 국장급 대변인을 정해 모든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양측 외무장관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아직 정해진 바 없지만 가능성을 배제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미ㆍ중ㆍ일ㆍ러 등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 ARF 외교전의 최종 결산서에 해당하는 의장성명에 서로 유리한 문안을 집어넣기 위해 남북 문제에 간접으로 개입하면서 외교전은 한층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 회의 계기에 북미간 고위급 대화 추진설까지 대두되면서 상황이 미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의장성명에서 ‘남북대화 우선’ 원칙을 확인하고, 북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concern)를 전달할 예정이다. 또 유엔 안보리의 대북결의 준수와 이행을 촉구하는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천안함ㆍ연평도 문제와 비핵화 논의 트랙을 ‘분리대응’하는 기조다. 지난해 천안함 사건을 놓고 북한과 격렬하게 충돌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매우 유연해진 대응이다.
이런 북한과의 대화 준비가 어느정도 뒷받침 된 상황에서 북한이 22일 오전 양제츠 외교부장과 북ㆍ중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한 후 23일 한반도 관련 현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져 남북대화 성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날 한ㆍ중 외교장관 회의에서 중국도 선(先) 남북대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남북 대화 가능성에 대한 외교가의 관심은 최고조 상태다.
특히 이번 북한 대표단에는 핵 협상과 대미 관계를 담당하는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력과 요구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피력하고 관련 대화를 이끌기 위한 포석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게다가 일본 교도통신이 이날 미국이 이번 발리 ARF를 계기로 북미 고위급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뒤 외교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세안은 외교적 중요도가 급격히 커졌기 때문에 남북갈등 사안으로 허비해선 안 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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