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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사진=나이키골프] |
(아주경제 김경수기자) 지난 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셔우드CC 18번홀(파4) 그린. 자신이 호스트인 셰브론월드챌린지에 출전한 타이거 우즈(36·미국)가 최종 버디퍼트를 남겼다. 볼∼홀의 거리는 약 2m.
우즈는 평소보다 조금 더 신중했다. 이른바 ‘프리 퍼트 루틴’(pre-putt routine)에 30초는 족히 걸렸을 성싶다. 루틴을 마치고 어드레스를 취한 우즈는 망설이지 않고 퍼터헤드를 갖다댔다. 볼이 홀을 향해 똑바로 굴러가자 우즈는 성공을 확신한다듯 볼이 홀에 떨어지기도 전에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다. 2년여만의 우승은 그렇게 이뤄졌다.
우즈는 장타력과 승부욕도 유다르지만, 퍼트도 뛰어나다. 2003프레지던츠컵 연장전에서 어니 엘스와 명승부를 벌이던 장면을 떠올리면 우즈가 결정적 순간 얼마나 퍼트를 잘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고인(故人)이 된 우즈의 아버지 얼 우즈는 그 당시 ‘당신의 아들이 퍼트를 잘 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스트로크하기전 일정한 루틴을 지키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아들도 이같은 아버지의 분석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즈는 “보통대회에서 평범한 3m 퍼트나 2000USPGA챔피언십 72번째홀에서 연장돌입의 계기를 마련한 1.8m 버디퍼트나 똑같은 루틴을 지킨다”고 설명했다.
◆파퍼트든 버디퍼트든 18초안에 마친다
우즈가 볼에 다가간 뒤 퍼트를 하기까지 거치는 루틴은 크게 네 단계로 나뉜다. ①볼에서 좀 떨어져 두 번 연습 스트로크를 한다. ②볼에 다가가 헤드페이스를 목표라인에 정렬한 뒤 홀을 한 번 쳐다본다. ③정렬한 헤드페이스에 맞춰 두 발의 자리를 잡은뒤 두 번째로 홀과 라인을 본다. ④마지막으로 홀을 응시한 후 백스윙에 들어간다.
우즈는 이같은 루틴을 지난주 셰브론월드챌린지에서도 그대로 적용하는 듯했다. 마지막 홀에서 승부를 가른 버디퍼트 때에는 시간을 좀 끌었을 뿐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어떤 사람이 우즈의 루틴에 대해 시간을 재보았다고 한다. 1.8m 파퍼트를 성공하는데 걸린 시간은 18.1초, 3m 버디퍼트를 넣는데 걸린 시간은 18.0초였다. 어떤 홀에서는 2.4m 버디퍼트가 홀을 벗어났지만 걸린 시간은 18.2초였다. 우즈가 그린에서 볼에 다가간 뒤 스트로크를 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18초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아버지 얼은 “매번 똑같은 루틴을 하려면 자신을 굳게 믿고,망설임이 없어야 하며,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결정적 순간 퍼트 성공률에서 우즈가 다른 선수보다 높다는 것은 이런 일관된 루틴이 중압감아래서 특히 효험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자신만의 루틴 정하고 지켜야
꼭 우즈처럼 하지 않더라도,골퍼들마다 고유의 루틴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정한 다음에는 그것을 매번 같은 시간안에 반복할 수 있도록 ‘기계화’해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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