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방카소통 제로…생보사 '군침만'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들이 그룹 간 실적 경쟁의 여파로 방카슈랑스(Bancassurance) 영업망 확대에 애를 먹고 있다. 방카슈랑스는 프랑스어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로 보험사가 은행과 제휴를 맺고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 우리아비바생명, KB생명, 하나HSBC생명 등 4대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들은 다른 지주 계열 은행 창구에서 자사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이들 생보사는 각각의 계열 은행과 지방은행, 외국계 은행, 증권사에서만 방카슈랑스를 실시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신한생명이 신한은행, SC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씨티은행, HSBC은행 등 6곳과 사업 제휴를 맺고 있다.

우리아비바생명은 우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에서 상품을 판매 중이며 하나HSBC생명은 하나은행, SC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HSBC은행과 거래하고 있다. KB생명은 국내 최대 지점망을 갖춘 계열 은행 KB국민은행에만 방카슈랑스 채널을 구축했다.

지주 계열 생보사가 다른 지주 계열 은행과 제휴를 맺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이나 제도는 없다.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관계자는 “방카슈랑스는 25%룰, 33%룰 등 특정 보험사의 과점을 막는 규정 외에 별도의 제휴 진입장벽이 없다”며 “금융지주 계열사 간 방카슈랑스 제휴를 막는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생보사들이 다른 지주 계열 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데에는 지주사들의 실적 경쟁과 득실 계산이 맞물려 있다. 이른바 같은 지주사 계열사로서는 타 지주 계열사의 상품을 팔아줘 배를 불여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방카슈랑스 제휴 시 보험사가 은행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도 지주, 은행, 보험사 각각의 수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국민은행(1162개), 신한은행(965개), 우리은행(932개), 하나은행(654개) 순인 은행 지점 수도 제휴 문제와 무관치 않다.

예를 들어 은행 지점 수가 가장 많은 지주사가 가장 적은 지주사와 방카슈랑스 창구를 상호 개방할 경우 산술적으로 지점이 많은 지주사 계열 생보사가 손해를 본다는 설명이다.

비(非)지주, 비은행 계열 보험사에 비해 방카슈랑스 제휴사 수가 적은 지주 계열 생보사들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한 지주 계열 생보사 관계자는 “생보사 입장에서는 보다 많은 은행과 제휴를 맺어 하나의 상품이라도 더 판매하는 것이 이득”이라면서도 “특정 지주 계열 생보사가 다른 지주 계열 은행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무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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