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EU가 그리스 예산 감독해야"… 그리스 "국가적 존엄 해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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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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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독일 고위관계자들은 그리스 예산 결정에 대한 유럽연합의 감시·감독 필요성을 강조하고 2차 구제금융안을 보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그리스는 국가적 존엄까지 해치는 행위라며 크게 반발했다.

필립 뢰슬러 독일 경제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독일의 빌트와 인터뷰를 통해 그리스가 개혁을 실행하는지 감시하는 데 더 많은 외부의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뢰슬러 장관은 만약 그리스가 스스로 개혁을 실행하는 데 실패한다면 유럽연합(EU)을 통한 지도력과 감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부 장관도 이러한 점을 강조하며 그리스의 자금지원을 보류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스스로 경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지 않는다면 유로존이 그리스의 새 구제금융안을 거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로존 국가들이 2차 구제금융안을 승인할지 보류할지는 그리스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쇼이블레 장관은 “유럽은 새로운 대출로 그리스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지만, 만약 그리스가 필요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자금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EU를 통한 그리스 예산 감독에 대해선 “우리는 물론 다른 파트너들도 그리스가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지지했다.

독일은 그리스에 2차 구제금융기금을 제공하는 대신 재정주권을 유로존에 넘기라고 제안했다. 그리스의 세금 지출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갖는 유럽연합(EU) 예산위원회 설립을 추진한 것이다.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기금은 당초 1300억 유로였으나 1450억 유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그리스는 이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29일 파이낸셜타임즈(FT)를 통해“ 금융 지원과 국가적 존엄 사이를 해치는 부적절한 영향력”이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베니젤로스 장관은 EU지도자들이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충분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판텔리스 카프시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도 이날 영국 BBC 방송에 “재정에 관한 자주권은 그리스의 책임하에 있다”며 “이같은 조치는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그는 “그러한 조치는 그리스 내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과도정부 내 정당들로부터 긴축 정책에 대한 의견을 통합했다고 밝혔다. 이날 그리스 정부는 민간채권단과 협상이 끝난 후 각 정당 당수들과 회담했다.

파파데모스 총리는 “이번 종합적인 의견 일치는 우리가 협상을 하는데 최선의 조건을 허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간채권단과 협상에 대해선 협상파트너들이 추가적인 보장을 요구해 쉽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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