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달러가 넘는 TV 광고 등을 통해 깅리치 전 하원의장을 공격한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29일(현지시간) 발표된 플로리다 여론조사(아메리칸 리서치 그룹 폴)에서 깅리치를 무려 43%대 32%로 11%포인트나 앞서고 있었다. 롬니 캠프는 지난 21일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당한 불의의 일격을 이번에 크게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은 릭 샌토롬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11%에, 론 폴 텍사스 하원의원은 8%에 그쳤다.
반면 깅리치는 “예상보다 우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며 “승리가 앞에 있지만 잠깐 어려움이 있다. 선거 당일 진정한 보수 유권자들이 랠리를 벌일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에 대해 롬니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많은 의혹과 비판에 대해 변명하기 바쁜 깅리치는 대통령감이 아니다”고 공격했다. 지난 1999년 하원의장을 불명예스럽게 그만둔 후 정치 컨설턴트로서 사실상 로비스트 역할을 해온 깅리치의 과거도 싸잡아 비판했다.
지난해 연말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허먼 케인 전 갓파더피자 회장의 28일 지지 선언도 롬니가 깅리치를 크게 앞서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많은 플로리다에서 깅리치가 이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도 작용하고 있다. 롬니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52%에 달하지만, 깅리치는 28%에 그친 것으로 여론 조사에서 나왔다.
또한 공화당 지도부가 깅리치의 도덕성과 경력 등을 문제삼아 “11월 6일 그를 대선에 내보내면 오바마에게 질 것은 물론이고, 당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 것도 롬니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깅리치는 “‘구 질서’가 나를 싫어한다면 난 오히려 좋다”며 “난 미국을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출마한 것이지, 당 지도부를 만족시키려고 나온 것이 아니다”고 강하게 맞섰다.
일각에서는 롬니가 플로리다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이기면 사실상 대선 후보로 확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플로리다의 공화당 유권자는 410만명으로 8월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할 50명(전체는 1144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는 곳이다. 아이오와, 뉴 햄프셔 및 사우스 캐롤라이나 등 세 개 지역을 다 합친 것보다도 대의원 수가 많은 경선 초기 가장 큰 지역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플로리다를 선점하면 대선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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