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국가인 북한은 신용카드 등이 근로자에 대한 착취를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라는 논리에서 그동안 자본주의국가에서 탄생한 신용카드나 전자상거래 등을 금기시 했기 때문이다.
학보에 실린 `망은행을 합리적으로 조직하는 데서 나서는 몇 가지 문제’라는 제목의 논문은 최근 등장한 신조어로 보이는 망(網)은행을 `전자은행‘이라고 설명하며 “국가의 금융질서를 강화하고 기관, 기업소들과 거래자 이익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망은행 특성에 대해 은행 원가 절감, 업무 발전 촉진, 업무의 안전 및 인증기술의 진보 등을 장점으로 지목했다.
특히 발전전략에 대해 '정보기술 수준과 봉사성(서비스)을 높여 은행이 보유해야 할 화폐 자금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총전략과 '은행거래자들에 대한 봉사를 강화해 거래자 수를 늘리고 자금의 회전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봉사전략 등으로 구분해 제시하는 등 자본주의 금융시스템을 연상케 했다.
논문에는 망은행을 통한 신용카드와 금융대부업의 활성화 필요성도 제시돼 있다.
북한은 그동안 외국인 등 특수계층에 한해서만 신용카드 등을 통한 전자금융거래를 일부 허용해 왔다.
국내외 언론보도에 따르면 1995년 말 기준으로 평양에서는 36개소의 카드 가맹점이 운용됐고, 2003년에는 전자상거래 웹사이트(www.chollima-group.com)도 개설됐다.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조선문학은 2002년 5월호에서 “21세기는 `전자화폐‘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일부 발전된 나라에서 전자화폐를 도입하기 위한 실험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거래는 수요에 의해 개발되고 활성화되는데 북한에서 전자금융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국가체제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합법적인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고 개혁·개방을 꺼리는 북한의 국가시스템 속에서 수요가 없다 보니 발전하기 어려웠다는 것.
또 망은행 구축은 외자 유치를 위한 방책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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