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발표된 1962년 이후 50년 만이고 1947년 처음 1억 달러를 돌파해 64년 만에 만 배가 늘어난 수치다.
무역 선진국에 진입했다는 상징적인 지표라 정부와 경제관련 단체, 언론에서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찾은 듯하다.
하지만, 우리 기업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업환경, 특히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기폭제가 되는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환경이 지금과 같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이번 무역 1조 달러 달성은 우리 경제성장의 임계점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즉, 중소기업의 R&D 환경개선은 1조 달러를 넘어 2조, 3조 달러 달성을 위한 선결과제라 할 수 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공동으로 지난해 12월 5일 개최했던‘중소기업 R&D 지원을 위한 공청회’는 이노비즈기업과 우리 중소기업들의 애환 섞인 R&D 지원 현실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래서인지 지난 21일, 정부 위기관리대책회의 때 국과위, 지경부, 중기청이 합동으로 내놓은 중소기업 R&D 역량강화 방안이 무역 1조 달러 위업 달성이란 떠들썩했던 이슈보다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더욱 더 와 닿고 있다.
우선 전체 국가 R&D 예산 중 중소기업 예산지원 비중을 2013년 14.6%에서 2015년 16.5%까지 늘린단다.
2015년까지 지경부 R&D 예산의 40%에 해당하는 2조 원 가량을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중소기업 전용 R&D 예산에 대한 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되어 그 비중을 2015년까지 30%대로 맞춘다는 방안은 우리 중소기업의 기술혁신과 글로벌 진출을 위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일자리 창출에도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에 3만 일자리 창출로 그 가능성을 확인했고 2011년에는 3만744개 신규 일자리를 마련하는 등 이노비즈협회의 2년 연속 3만 일자리 창출 성과는 2015년까지 4.4% 수준의 정부 R&D 인력지원 투자규모 확대로 더 큰 힘을 받을 전망이다.
흔히 R&D는 혁신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이런 정부의 R&D 지원방안에 중소기업 각각의 노력이 필수적인 것은 당연하다.
스티브 잡스는 1998년 포천지를 통해 혁신과 R&D에 대한 생각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혁신은 얼마나 많은 R&D를 갖고 있느냐 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혁신은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어떤 사람들과 일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 거기서 얼마나 많은 것을 끌어낼 수 있느냐에 대한 것입니다.”
아무리 R&D 환경이 잘 갖춰졌다 해도 기업의 의지와 노력이 없으면 안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경제환경 속에서 중소기업이 혁신과 도전을 외치며 당장 매출에 영향을 준다는 보장도 없는 R&D를 위해 투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은 각자의 위치에서 정부의 R&D 지원이라는 토양에 혁신이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자체적인 R&D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는가.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경제·금융위기가 중소기업을 흔들어 대고 있지만 R&D를 통한 기술혁신은 그런 어려움이 있기에 혁신이라 불릴 수 있다.
국과위·지경부·중기청이 함께 추진하는 중견·중소기업 R&D 지원체계 개선 노력을 시작으로 중소기업 R&D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더 나아가 향후 우리 중소기업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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