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인사이드> 너도나도 '돈돈돈'…국가재정은 "나몰라라"

김선환 경제부 차장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여야가 너도나도 선거준비에 매몰돼 각종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총선과 대선 등 잇따른 정치일정이 오히려 국가 백년지 대계를 흔들지나 않을까 우려스러울 지경이다.

국가예산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기획재정부 한 관리는 최근 기자와 만나 정치권의 포퓰리즘성 발언에 대해 혀를 내둘렀다. "사병봉급을 40만원 수준으로 올리자"는 여야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 그는 "장교는 그렇다쳐도 사병봉급이 40만원이 된다면 하사, 중사 등의 봉급은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국가예산실정을 알고나 있는지 개탄스럽다고 했다.

지난 2일 여수엑스포 성공개최를 다짐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전국 시도자치단체장 간담회에서도 기관장들이 너도나도 더 많은 예산을 달라고 목청을 높이면서 정작 할 얘기는 못했다 한다.

3일 재정부에서 시도경제협의회 역시 "돈으로 시작해 돈으로 끝났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민주통합당은 더 나아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반드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2번의 집권경험이 있는 민주당은 좀 더 솔직해 질 필요가 있다. 새누리당(구 한나라당)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아무리 '영혼이 없는 조직'이라는 공무원들이라도 정치권의 이같은 립서비스를 한심스럽게 바라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중 국가재정이 견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공기업을 포함한다면 우리도 안심하기 어려운 나라다. 현 정부 들어 4대강 등 국책사업으로 국가부채도 꾸준히 늘어왔다. 정부는 올해 균형재정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물론 서민들 입장에서는 포퓰리즘성 정책에 혹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이 어느때인가. 선진국인 EU(유럽연합) 국가가 부도가 나네 마네 하는 중대기로에 놓여 있는 때다. 전 세계경제가 그물망처럼 촘촘히 연결돼 있는 지금은 어느 한 나라라도 부실에 봉착하게 되면 세계 전체가 흔들리고 만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 직격탄을 맞는 곳은 바로 서민이다.

중앙정부에 손을 벌려 빚으로 빚을 막겠다는 발상만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금은 각 경제주체가 제 몫을 챙기는 데에만 열을 올릴일이 아니라 십시일반으로 자기가 가진 몫을 내놓아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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