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정유업계는 수출 증가에 힘입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기름값 100원 할인 등 수익성 하락 요인이 많았음에도 이 같은 실적을 거둔 것이라 주목된다. 내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출에 매달리고 있는 정유사의 영업전략이 여실히 드러났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에게 내수 시장은 갈수록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알뜰주유소를 통한 석유공사의 유통시장 진입에 이어, 향후 한국거래소도 유류전자상거래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한다. 국내에서 정유사의 활동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때문에 정유사는 수익성이 부실한 직영주유소를 처분하는 등 내수시장에서 영업부담을 줄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정유 4사는 직영점 숫자를 연초부터 11월 말까지 총 184개나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신 석유사업 역량을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매출 68조3754억원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거뒀다. 여기엔 석유제품 수출의 힘이 컸다. 정유업을 담당하는 SK에너지 역시 작년 매출 49조4009억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전체 매출에서 72%를 차지한다.
SK에너지측은 매출 증가 이유에 대해 “아시아 신흥국 중심의 석유제품 수요 증가로 경질유의 수출물량이 증가했다”며 “지난해 2010년 대비 10% 증가한 총 1억7200만 배럴을 수출했다”고 설명했다.
S-OIL도 작년 31조9140억원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수출이 전년대비 20.5% 증가한 것이 호실적의 배경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그 중에서도 석유수출의 비중이 컸다.
S-OIL 관계자는 “전체 판매물량 중 석유제품 물량이 80%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작년 석유수출은 총 1억3673만 배럴로, 전년대비 약 20%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정유사의 석유사업 키워드는 ‘수출’이 될 전망이다.
SK에너지는 올해 두바이유 유가가 전망을 작년 배럴당 106.2달러에서 올해 103.8달러로 낮게 잡았음에도, 매출목표는 작년 49조에서 올해 58조로 더 높게 잡았다.
이에 대해 SK에너지 관계자는 “올해 주목할 만한 주요 매출 증가 요인은 글로벌 매출의 증가”라면서 “싱가폴에 진출해 있는 SKEI를 통해 (석유제품)트레이딩 물량을 공격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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