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의 중국이야기> 9-4. 중국 중산층이 살아가는 법

9-4. 인민공화국의 브르주아들

저장성 항저우(杭州) 출장에서 만난 황(黃) 여사(34세). 그녀는 나의 월급과 가계형편 등을 상세히 파악하고 난 뒤 자신의 수입과 집안 살림살이에 대한 얘기를 털어놨다.

저장성 수출 회사직원인 그녀는 월급은 5000위안이며 연말 보너스로 1만위안을 받는다고 자랑했다. 대졸 신입 사원의 평균 월급이 약 2000위안임에 비춰볼 때 적지않은 보수다. 외국기업에 다니는 연하의 남편(33세)은 월 8000위안을 받는 고소득층이다.

중국의 임금체계상 기업들은 종업원들을 위해 의료 실업 산재 공적금 4~5대 사회보험에 의무가입해야한다. 이 지불금은 월급과 별도로 발생하는 비용으로, 월급의 35%~40%에 달한다.

만약 월급이 2000위안이면 회사는 실제 인건비로 대략 2800위안~3000위안을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어쨌든 중국에서 가계 총 수입이 황여사 정도면 상급 중산층에는 속하는 셈이다.

황 여사 부부는 결혼때 50만위안에 작은 집을 사서 입주했다. 친정에서 15만위안을 빌렸고 나머지는 20년 장기 대출을 받았다. 월 2400위안씩 원리금을 상환하지만 별 부담이 안된다. 전형적인 80허우(80後•80년대 출생세대)의 젊은 부부로 소비성향도 높다.

“남편은 저보다 씀씀이가 해퍼요. 그는 디지털 제품 매니아인데 스마트폰(智能手機)을 한해 두개씩이나 바꿀 정도이지요.”

그녀의 사이꽁쯔(월급을 공개함)’는 마치 잘사는 가정을 모델로 한 ‘중국 찬가’처럼 들렸다.

“저축은 없나요?”

그동안 중국인들로부터 수없이 들어왔던 질문을 이번엔 내쪽에서 먼저 꺼냈다.

“은행 저축은 없어요. 대신 증권을 하죠.”

“노후나 미래에 대한 불안은 없나요?

“우린 아직 젊고 건강해요. 또 부동산과 주식도 있고...”

“중국 경제 앞날에 대해서는요?”

“정부가 경제운영을 잘 할 거라고 봐요.”

중국사회는 지금 의식주가 해결되는 원바오(溫飽) 단계를 지나 생활전체가 선진국 수준인 샤오캉(小康 잘사는 중산층사회)을 향해 빠르게 나가고 있다. 이들 중산층의 바로 위 계층은 부유층이고, 또 그 위에는 국가 사회의 재부를 한손에 거머쥔 재벌이 있다.

중국에서 부유층이라 하면 재산이 대략 300만위안(6억원)이 넘는 경우이고 흔히 재벌이라고 하면 총 재산이 수억(수백억원)위안을 넘어 수십위안(수천억원)에 달하는 계층이다.

한 친구는 부친이 군 간부 출신 회사 사장인데, 이 집의 재산이 대략 2000만위안에 달한다. 중국에서 이 정도 가정이면 물가나 경제상황이 어떻든 아무 걱정없이 생활할 수 있다. 여행이 취미인 이 친구는 태국 자동차 여행을 다녀왔으며, 결혼때 베이징발 시베리아 횡단 국제열차를 타고 파리로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그는 BMW 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부친 후광으로 기름도 공짜로 넣는다. 결혼용으로 이미 150㎡(40평대)짜리 집까지 마련해뒀다. 2009년 9월 산동성 타이안(泰安)에서 만났을 때 그는 "아버지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무역일을 배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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