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로우 프라이스, 인도서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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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1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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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인도에 진출한 미국 투자회사 티 로우 프라이스가 회사 내부 문제와 인도 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이 회사의 인도 진출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사는 급성장하는 인도 경제 장래성을 쫓아 인도 UTI 자산운용과 손잡고 인도에 첫 발을 디뎠다. 외국인 기업이 인도 법인에서 전체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불허하는 인도이지만 금융업에선 100% 지분 소유가 가능한 점도 매력이었다.

그러나 UTI 자산운용과의 의견 불일치로 티 로우 프라이스는 회사 지도부 선임에 진통을 겪었다. 경영진 부재로 인도 시장 공략은 제자리걸음했다. UTI의 주가는 곤두박질했다. 이 와중에 외국계 경쟁사들은 약진했다. 이들이 시장에 내놓은 채권 연동 상품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고금리와 주식 시장 불확실성이 자리한 인도에서 수익과 안정을 보장하는 채권 상품이 주효한 것이다. 티 로우 프라이스는 인도에 진출한 미국계 금융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익을 내고 있으나 채권 상품 시장에선 우위를 내줬다. 2010년 이 회사의 자산 운용액은 160억 달러에 달했지만 지난해 118억 달러로 급감했다.

인도의 주식 시장 침체로 은행 예금이 주식시장으로 흐르지 못하는 점도 악재다. 인도인들의 저축 열기는 대단하다. 국민총생산의 30%를 저축이 차지할 정도다. 저축의 대부분은 은행 예금이다. 초기 인도에 진출한 펀드 회사들은 이 은행예금을 주식 시장에서 운용하면서 큰 수익을 거뒀다. 실제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메릴린치 등 펀드 회사는 인도 경제가 활황기를 보인 2004년부터 2008년 사이 자산 운용액이 4년간 세 배 급증했다.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인도 주식 시장은 미국 경기 침체와 유럽 재정 위기의 영향을 받아 정체했다. 지난해 인도 뭄바이주식시장 센섹스 지수는 전년 대비 25% 가량 감소했다. 인도인들은 주식 시장에서 눈길을 돌렸다. 밸류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인도에서 영업 중인 펀드 회사 44곳 가운데 약 11개 업체만 수익을 내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인도의 주식 업계는 과점이 심하다. 인도에서 운용되는 주식 투자금액 1390억 달러 가운데 3분의 2 가량이 업체 8곳에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티 로우 프라이스가 자산 운용액을 늘리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WSJ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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