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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투자자의 한숨 섞인 말이다. 이 투자자는 호전된 잠정 실적 공시에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A상장사 주식을 샀다. 그러나 이 상장사는 장 마감 후 적자 전환이란 성적을 내놨고 다음날 개장 후 하한가에 가까운 급락에 투자자는 큰 피해를 봤다.
문제는 해당 기업이 공시를 낸 시점이다. 개장 중이 아닌 장 마감 후 공시를 내는 이런 ‘올빼미 공시’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빈번하다. 바꿔 말하면 장 마감 후 공시는 대부분 기업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악재성 공시가 많은 것이다.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서도 특히 인수합병이나 유상증자 등 주가에 영향을 줄 게 분명한 사안에 대해 장이 끝난 후 시한이 임박하여 공시를 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대해 물론 반론이 있다. 악재성 공시라면 차라리 증시가 끝난 후 공시하는 게 오히려 투자자들한테 유리할 수 있다는 변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중에 악재성 공시로 주가가 급락한다면 이에 대해 미처 대비하지 못한 투자자는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라며 “차라리 장 마감 후 다음날 이를 미리 알고 대처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투자자들 입장은 어떻겠는가. 악재성이란 판단에 매도했으나 호재성이었고, 호재성이란 판단에 매수했으나 악재성이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가 입게 된다.
그러니 최소한 고의성이 다분한‘올빼미 공시’는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특히 대부분의 투자자들이‘주말 모드’에 들어가는 금요일이나 공휴일 전날 저녁의‘올빼미 공시’는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상장사들이 조금이라도 개인투자자를 생각한다면 잠시나마 악재성 공시로 인한 소나기(주가하락)를 피하기 위한 ‘얌체공시’로 꼼수를 부리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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