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단체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측이 일방적으로 비정규직 임금 인상률을 통보하면서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SC은행 노사는 임단협 타결을 위해 릴레이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SC은행 노조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35개 지부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지난해 파업을 촉발했던 2010년 임단협도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협상 기간이 길어지자 사측은 최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비정규직에 대해 2011년도 임금 인상률을 확정해 2월 급여일부터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인상률은 지난해 금융권 평균 임금 인상률로 확정된 4.1%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이제껏 사측이 노조와의 임단협으로 비정규직 임금을 합의하고 일괄 타결해왔다는 점을 들어, 사측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편가르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직원들 사이의 분위기도 흉흉하다.
SC은행의 한 직원은 “이번에 비정규직 임금 인상 이후에 정규직 전환이 없다는 소문이 들리더라”며 “불안해서 퇴직을 고민하는 계약직 직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측 관계자는 “비정규직은 기본적으로 조합원이 아니기 때문에 노조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은 아니다”라며 “임단협이 길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급여가 낮은 비정규직 직원들이 겪을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이번에 비정규직에 한해서만 임금 인상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조의 근무형태를 놓고도 노사 간의 이견이 큰 상황이다.
지난달 SC은행 노조는 서성학 위원장 취임과 더불어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졌다. 하지만 전 집행부보다 1명의 간부가 줄었으며, 1개월 파견직 신분 상태에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사측이 타임오프 제도를 빌미로 노동조합 죽이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사 갈등으로 임단협이 답보를 거듭하면서 노조에 대한 평가도 양분되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현 상황에 대해 제대로 알리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노조를 비난하는 의견과 ‘그래도 좀 더 지켜보자’며 노조를 지지하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날 SC은행 노조는 피터햇 부행장에게 위와 같은 내용으로 강력히 항의한 후, 2월말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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