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진출을 통해 무역장벽을 해소하는 동시에 석유화학 최대 수요국이자 향후에도 거대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최대 수출시장이지만, 지나치게 수출이 집중돼 있는 탓에 수입규제에 따른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특히 최근 신흥개도국을 중심으로 수입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인 가운데 그 중에서도 중국이 인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상품 수입규제가 많은 점이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는 최근 석유화학공업 12차5개년 규획을 수립,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등 주요 제품에 대한 높은 수준의 자급력 향상 방침을 밝혀 국내 기업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국내 업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현지 투자를 늘리는 한편,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중국 석유화학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 해석된다. 영국 BP와 함께 이번 사업 파트너인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은 SK와 손잡고 벌써 3번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다. SK는 시노펙과 지난 2004년 상하이에 연산 6만t 규모의 용제공장을 설립했으며, 80만t 규모의 에틸렌 공장 건설이 골자인 우한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같은 맥락에서 GS칼텍스도 작년 말 쑤저우시에 연간 3만7000t 규모의 복합수지 제2공장을 준공하고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중국은 복합수지 수요가 연간 120만t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로, GS칼텍스는 1·2공장을 합쳐 중국 수요의 7%를 공급하게 될 전망이다.
GS칼텍스는 또한 지난해 중국 둥펑 윤활유와 손잡고 중국 윤활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판매망을 구축했다.
석유화학이 주력사업인 LG화학의 경우 이미 중국 현지에 6개의 생산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정보전자소재 공장까지 합치면 8개다. 특히 이들 모두 중국 현지 기업과 합작설립한 것이다.
LG화학은 여기에 더해 중국 화남지역에 ABS 신규공장을 짓고 있다. 이 사업은 중국 3대 석유화학업체 중 하나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합작한 것으로 내년 초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트라 중국 샤먼무역관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제품의 대중국 수출 급증과 지속되는 무역흑자로 중국 석유화학업계의 불만이 고조되며, 이에 따른 중국 정부의 만성적 수입규제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면서 “이 문제 해소를 위해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적극적으로 중국 투자 진출을 확대하고 현지 유력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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