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번 양회를 계기로 중국의 권력 교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선 올가을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제18차 당대회(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겸 국가주석이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에게 총서기직을 넘겨주게 된다. 또한 오는 2013년 양회에서는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가 맡고 있는 총리직도 각각 시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로 넘어갈 전망이다. 중국에서 명실상부한 5세대 지도부로의 권력 교체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는 중국에서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로 이어져 온 사실상 10년 임기의 ‘평화적’ 권력 이양 절차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 탓에 중국은 올해 아무 탈 없이 권력을 바꾸고 차후 10년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려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이번 양회에서는 후 주석을 이어 최고지도자로 나설 시진핑 부주석의 지도자적 이미지가 집중 부각될 것이다. 그는 양회기간 동안 숱한 대외활동을 하며 향후 중국의 미래비전에 대해서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중국인민들에게 준비된 지도자로서의 안정감을 높이는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차기 총리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리커창 상무부총리에게도 스폿라이트가 집중될 수 밖에 없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발전이나 사회안정책의 단면이 이번 양회를 통해 드러날 것이다.
이와 함께 상무위원 후보군들의 행보에도 단연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특히 최근 중국 정계의 핫이슈로 떠오른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당서기는 그야말로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불거진 보시라이 충칭시 당 서기의 부정과 비리를 고발한 ‘왕리쥔(王立軍) 사건’은 중국 권력 구도에 큰 변화를 부를 가능성이 작지 않다. 표면상 사건의 핵심은 왕리쥔 충칭시 부시장과 한 때 그의 상급자였던 보 서기와의 갈등이지만 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중국의 중앙권력 구조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고 다툼으로 이어질 사안이라는 얘기다.
보시라이 서기는 이번 양회에 황치판(黃奇帆) 시장 등 충칭시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다. 왕리쥔은 보시라이 서기의 직속부하였던 만큼 보 서기는 이 사건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는 대신 이와 관련한 선문답을 내놓을 가능성도 높다.
올 가을 제18차 당 대회에서 결정될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낙점’을 앞두고 공청단(共靑團) 소속의 광둥(廣東)성 왕양(汪洋) 당서기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태자당 소속의 보 서기가 낙마하면 지분 싸움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같은 배경때문에 왕양서기의 표정이나 발언에도 상당한 무게감이 실리게 된다.
중국의 최고 권력은 후진타오 주석 중심의 공청단, 원로자제들로 구성된 태자당, 여전한 현실 권력인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상하이방 등의 3대 세력이 힘겨루기하는 구도다. 상하이방과 태자당은 연합한 상태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공청단과 태자당•상하이방 연합세력의 권력다툼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원자바오 계열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진핑, 리커창, 보시라이, 왕양을 제외한 나머지 상무위원 후보군으로는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리위안차오(李源潮) 당 조직부장, 장가오리(張高麗) 톈진시 서기, 장더장(張德江) 부총리, 위정성(兪正聲) 상하이시 서기, 류옌둥(劉延東) 국무위원, 류윈산(劉雲山) 중앙선전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이 얼마나 적극적인 활동을 하며, 어떤 발언을 내놓으며, 어떤 행사에 참석하며, 어느 인사들을 만나는 가를 주시하면 현재 권력판도를 추정해볼 수 있다.
이들 중 현재 상무위원 진입 안정권으로 꼽히는 인사는 왕치산 부총리, 리위안차오 조직부장, 장더장 부총리 등이다. 왕 부총리와 장 부총리는 태자당 상하이방 연합세력이 적극 지원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리 조직부장은 공청단파의 핵심인사다.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위정성 서기 역시 태자당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특히 덩샤오핑(鄧小平)가문과 막역한 사이다. 류윈산 선전부장은 후진타오 주석과 가까운 인물로, 선전계통에서의 중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불리고 있다. 중화민족이라는 이념의 보편화와 원활한 언론관계에 있어서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다. 장가오리 톈진서기와 류옌둥 국무위원 역시 이번 양회기간에 활발한 활동을 하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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