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현지 ‘코메르산트’ 라디오 방송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처음부터 잘못 대응했다”면서 반정부 시위가 처음에는 평화적이었음을 상기시켰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시리아 정권에 평화적 대응을 수차례 촉구했음에도 시리아는 수많은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시리아 사태가 악환된 이유는 바로 이점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국과 아랍연맹이 요구해 온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과 관련해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어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코피 아난 전(前) 유엔(UN) 사무총장이 제안한 중제안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아랍연맹의특사 자격으로 시리아를 방문했던 아난 전 총재는 시리아 정부와 반군 측에 즉각적인 휴전을 제의한 바 있다.
중국과 더불어 시리아의 최대 우방국인 러시아는 UN이 대 시리아 제재안을 표결에 부쳤을 때 두 번이나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BBC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시리아 사태를 지켜보던 러시아 정부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고 전했다. 전날 라브로프 장관은 국제적십자사(ICRC) 위원장과 회담을 가진 뒤 성명에서 시리아는 반군과 당장 휴전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시리아국가위원회(SNC)를 방문해 소수 반군들이 정부군과 친정부 세력인 ‘샤비하(shabiha)’를 상대로 납치와 구금, 고문, 처형 등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라 레아 휴스턴 HRW 중동 지부장은 “아사드 정권의 포악함이 반정부군의 포악함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시리아 인권 관측소에 따르면 이날 최소 31명이 정부군과 반군 간 충돌로 사망했다. 유엔 통계를 보면 현재까지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로 사망한 인원은 8000명 이상이고 시리아를 떠난 국민은 3만명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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