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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IMF본부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 각국장관들과 Family Photo를 찍기에 앞서 타르만 싱가폴 재무장관과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
22일 재정부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에서 주요 20개국(G20)은 코뮤니케를 통해 국제유가 불안에 대한 대응의지를 천명했다. G20 재무장관들은 2월에 합의한 산유국의 충분한 공급보장 약속을 재확인하고, 필요시 G20 차원의 추가조치를 강구한다는 내용을 공동선언문에 담았다.
원자재 파생상품시장 관련 국제증권기구(IOSCO) 규제안의 이행도 확인했다. 아울러 에너지 시장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품질 제고, 화석연료보조금 축소, 유가공시기관의 기능·감독 개선 노력을 지속하는 방안도 합의됐다.
이는 국제유가 공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박 장관의 세일즈 외교 시계가 바삐 움직였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19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박 장관은 IMF·WB 총재,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와 릴레이 면담 등의 외교일정을 소화했다.
또 박 장관은 출국에 앞서 G20 재무장관과 총재 앞으로 서한을 발송, 원자재 파생상품시장 규제 합의 이행 가속화 등 고유가에 대한 구체적인 공조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일부 회원국들이 IMF 재원 확충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튼 것도 박 장관 및 정부의 성과로 떠올랐다.
박 장관은 20일(현지시간) 마지막날 회의 즉석 연설에서 엘비스의 명곡 ‘서스피셔스 마인즈(Suspicious Minds)’를 꺼내들었다.
그는 ‘우리는 함정에 빠졌다. 나는 빠져나갈 수 없다(We’re caught in a trap, I can‘t walk out)’는 가사 첫부분을 암송한 뒤 “각국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함정에 빠져서 나갈 수 없다고 국민들에게 말해선 안된다”며 “나갈 수 있다고 말하자”고 촉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차단을 위한 IMF 재원 확충을 놓고 일부 회원국들이 계속 난색을 보이자 결단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박 장관의 이런 ‘작전’이 주효했던 듯 이후 일부 회원국들의 호응이 잇따랐고 결과적으로 IMF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목표로 잡은 4000억달러보다 많은 추가 재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번 IMF의 재원 확충에는 한국의 150억달러 지원 약속이 ‘분수령’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등이 재원 확충 참여를 망설이자 최종구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이 호주, 싱가포르 재무차관들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막판 합의를 이끌어냈고, 영국도 이에 참여하면서 다른 나라들도 뒤늦게 동참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한 참석자는 “한국과 영국, 호주, 싱가포르의 공동선언이 분위기를 반전시킨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대세였다”며 “유로존 국가들은 물론 IMF와 일본도 한국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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