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하나금융은 전거래일보다 1150원(3.39%) 오른 3만5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같은 날 신한지주, KB금융, 우리금융 등이 각각 1.21%, 1.26%, 0.44% 상승한 것보다 높은 상승폭이다.
4대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의 실적은 수치상으로 '쇼크'다. 전일 하나금융은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1조896억원 감소한 225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조5399억원이다.
전분기 대비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1분기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부의 영업권 효과(1조431억원)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부의 영업권은 외환은행의 순자산장부가와 실제 인수대금의 차액인 염가매수차익으로 영업권 즉 브랜드 가치를 공정가격보다 더 싸게 살 때 발생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2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사 반응이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발표 직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삼성증권을 비롯해 총 21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하나금융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중 목표주가 또는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곳은 키움증권(5만2000원-> 4만원), SK증권(적극매수 -> 매수), 신한금융투자(5만4000원-> 5만원), 동양증권(5만4000원-> 4만6000원), 현대증권(5만5000원-> 4만9000원) 등 5곳에 불과하다.
기존 투자의견을 유지한 증권사들은 일회성 이익이 사라지며 이익 규모 급감이 예상됐다는 점을 강조했고 펀더멘털은 양호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요 펀더멘털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그룹 기준 순이자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1%, 전분기 대비 16% 늘어난 1조2065억원을 기록했고 순수수료 수익도 전분기보다 13% 늘은 3992억원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원화대출 자산의 성장과 순이자마진(NIM)의 개선세 확인, 대손충당금 비용 안정세로 양호한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의견을 변경한 증권사들도 혹평을 내놓지는 않았다. 구성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순이익은 컨센서스(에프앤가이드) 3200억원을 하회하지만 컨센서스가 업데이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시장에서는 2000억원대 초반 순이익을 기대했기 때문에 어닝 쇼크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2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악재는 현주가에 반영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며 “다만 2분기 실적 부진으로 연간 순이익 추정치를 소폭 조정해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앞서 하나금융의 1분기 실적 평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분기보다 순이익 규모는 컸지만 당시 주력 회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모두 순이자 이익 감소 영향을 크게 받았다. 하나은행의 1분기 개별순이익은 계절적 요인과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의 대손비용을 감안하면 실망스럽고 외환은행의 경상 연결순이익 역시 이자수익 정체가 수익성에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때문에 1분기 실적을 실망스럽다고 평가한 증권사도 2분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 있다고 설명한다. 임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대출성장이 각각 -0.4%, -0.7%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성장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며 “하지만 2분기 대출성장률은 하나은행 1.4%, 외환은행 4.5%로 정상 궤도로 올라와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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