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체조인 “52년 恨 풀었다”

아주경제 권경렬 인턴기자= ‘도마의 신(神)’ 양학선(20·한체대)이 압도적인 실력으로 한국 체조 52년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자 체조인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특히 이틀 전 런던에 도착한 정동화 대한체조협회장(포스코건설 부회장)은 완벽한 실력으로 양학선이 금메달을 확정짓자 큰 박수를 보내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동민 협회 부회장, 김대원 전무, 한충식 협회 강화위원장, 이호식 협회 기술위원장 등 협회 임원 십여 명은 경기 시작 전부터 대형 태극기를 앞세우고 경기장 한쪽을 차지한 채 도마 결선 경기만을 기다렸다.

이들은 마침내 양학선이 선수들과 함께 입장하자 ‘대~한민국’을 외치며 힘을 불어 넣었다.

양학선의 경쟁자들이 예상보다 깔끔한 착지로 높은 점수를 받을 때마다 체조인들은 일희일비했다.

도마는 ‘착지’라는 변수가 메달 색깔을 결정하는 데다 이미 두 차례나 올림픽 도마에서 금메달 일보 직전까지 갔다가 고개를 떨궜던 기억에 체조인들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마침내 양학선이 ‘양학선’ 기술로 1차 시기를 마치자 체조인들은 승리를 확신한 듯 팔을 번쩍 들고 양학선의 이름을 외쳤다.

착지 때 두 걸음을 움직여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었으나, 워낙 기술 난도가 높아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것을 체조인들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실제 양학선이 참가 8명의 선수 중 승부의 열쇠를 쥔 1차 시기에서 가장 높은 점수인 16.466점을 받자 체조인들은 우승을 확신했다.

점수를 확인한 임원들은 누구랄 것 없이 눈가에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이어 2차 시기에서 그토록 바라던 완벽한 착지가 이뤄지자 함성과 함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금메달을 자축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 자리에 오신 많은 체조 원로들은 실무임원으로 재직할 시절 첫 금메달을 따보려고 동분서주했던 분들”이라며 “이번에도 금메달의 꿈이 이뤄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원하던 금메달이 보이자 그간 맺힌 한이 생각났는지 다들 눈물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금메달을 얻지 못해 대한체육회 인사들을 볼 면목이 없었지만 이제 큰 소리 좀 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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