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와 금융계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오랜 시간 쌓아온 런던의 명성에 금이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런던의 금융 스캔들은 지난 6월 영국 내 자산규모 2위 바클레이즈 은행의 금리조작 파문에서 시작됐다.
이 은행의 최고경영자 밥 다이아몬드는 리보(Libor, 런던은행 간 금리) 조작 혐의로 4억53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고 지난달 사임했다. 다른 은행들도 현재 조작 연루 여부를 조사 중이다.
또 지난달에는 런던에 본부를 둔 글로벌 은행 HSBC가 멕시코 마약조직의 불법 돈세탁에 연루돼 물의를 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7일에는 런던의 또 다른 대형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가 이란과 불법 금융거래를 한 혐의가 적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데이비드 뷔크 BGC 파트너의 애널리스트는 “지난 50년 간 런던에서 이렇게 가혹한 여름을 겪기는 처음”이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런던의 현 금융 시스템은 1986년 마거릿 대처 총리가 ‘빅뱅’ 프로젝트를 통해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확립됐다. 이후 영국에는 ‘고위험 고수익’의 투자은행 붐이 일기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러한 금융 시스템은 일반 납세자들의 부담이 가중시킨다는 문제가 제기됐지만 금융계의 저항 등으로 아직까지 별다른 개혁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잇따른 금융 스캔들로 영국 정부의 관리·감독 능력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으며,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지난 6월 의회 청문회에서 금융 개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범죄 감독 강화를 위해선 방대한 양의 기업 회계 자료 분석, 수많은 재무 전문가 고용 등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개혁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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