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솔향기에 취해 터벅…터벅…스트레스가 ‘싸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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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2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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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길-영주 무섬마을로 GO!

아주경제 강경록 기자= 여행은 늘 새롭다. 누구와 동행을 하던, 목적지가 어디든 여행에서 느끼는 감흥은 각자 다 다르다. 길 위에서 모르는 만나는 이를 만나기도 하고 낯선 문화와 환경을 접하면서 책에서 미처 배우지 못한 많은 것들을 배울 수도 있다. 또 여행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내어주기도 하고 치열한 경쟁사회와 속도감에 지친 이에게는 때론 ‘쉼’이라는 ‘휴식’을 주기도 한다. 올해 여름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아직 휴가를 가지 못한 이들이 있다면 때늦은 피서지를 찾는 것 보다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는 곳으로 떠나 보는 게 어떨까. 경북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길과 안동의 무섬마을은 지친 현대인들에게 ‘쉼’을 안겨다 줄 수 있는 최적의 여행지다.

◆생태문화자원의 보고-금강소나무 숲길

경북 울진군은 푸른바다와 울창한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이 어우러지는 대자연의 신비가 스며있는 곳이다. 이 숲길은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1호 숲길로 현재 3구간 조성돼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 숲길은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 중 하나다. 산림청이 산림유전자원을 지키기 위해 하루 80명 예약탐방제로 제한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는 약 1만6000여명의 탐방객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소나무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말처럼 살아서는 생태환경 속에서 천년의 세월을 보듬고 죽어서도 궁궐과 명승고찰의 대들보로 천년의 영화를 이어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나무다. 그 중 금강 소나무를 으뜸으로 여긴다. 여기 울진의 금강소나무 숲길은 국내 최대 최고의 소나무 원시림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탐방객을 압도하는 거대한 금강송이 반갑게 맞이한다. 폐부로 깊숙이 들어오는 들숨의 청량감부터 남다르다. 탐방객들이 쉽게 오를 수 있도록 아스팔트를 깔아놓은 길도 있지만 금강송 사이로 이어진 좁은 길을 따라 걷는 것이 금강송 숲길의 진짜 묘미를 느낄 수 있다. 금강송이 하늘을 향해 곧게 솟아 있고 물길을 따라 걷다보면 향긋한 솔향기와 시원한 바람이 옷속으로 파고들어 상쾌함을 더해 준다.

그동안 워낙 후미진 곳에 위치한 터라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예로부터 궁궐을 짓기 위한 황정목의 봉계지역으로 산지기가 관리해왔던 이곳은 최근 다녀간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점점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12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해 찾아오는 이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때 늦은 장마차럼 쏟아지는 빗속 탐방길은 마치 어머니 품속처럼 부드럽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느림과 비움'을 묘미는 물론 심리적인 안정감 마저 가져다 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을 한번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육지 속의 섬-영주 무섬마을

경북 영주는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와 자연이 살아 숨쉬는 ‘선비의 고장’이다. 예로부터 정감로 10승지 중 제 1승지로 꼽혔고 ‘사람을 살리는 땅’이르는 예찬을 들어왔다. 화엄종의 근본 도량인 부석사와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 금성대군의 충절이 서려있는 금성대군 신다과 순흥읍내리벽화고분 등 많은 전통문화 유적과 얼이 깃든 곳으로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선비 정신을 새길 수 있는 곳이 영주다.

영주시내에서 서남쪽으로 자동차로 20~30분쯤 가면 물 위에 뜬 연꽃 모양을 한 마을이 나타난다. 마을을 휘감아 도는 강과 숲, 은백색의 백사장 등 아름다운 자연과 고색창연한 고가(古家)가 어우러져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내는 이곳은 육지 속의 섬이라 불려지는 ‘무섬마을’이다.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水島里)’의 우리말 원래 이름이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乃城川)이 동쪽 일부를 제외한 3면을 휘돌아 흐르고, 내 안쪽으로 넓게 펼쳐져 있는 모래톱 위에 마을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풍수지리학상으로는 매화 꽃이 피는 매화낙지, 또는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연화부수(蓮花浮水) 형국이라 하여 길지(吉地) 중의 길지로 꼽힌다.

지금은 수도교가 있어 드나듬이 쉬워졌지만 예전에는 내성천을 가로지르는 '외나무다리'가 세상과 연결해주는 유일한 통로였다고 한다. 비가 온 뒤라 그런지 물 속에 그 흔적만이 남아 있지만 물이 깊지 않을때는 다리의 형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수도리로 시집오는 여인들도 이 다리를 건넜다는데, 한번 건너가면 죽어야 나올 수 있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이 마을에는 38동의 전통가옥이 있다. 그 가운데 16동이 조선 후기에 건축된 전형적인 사대부 가옥으로 그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 그 중 가옥 아홉 채가 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수도교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보이는 해우당고택은 고종 때 의금부도사를 지낸 해우당 김낙풍의 집이다. 만죽재고택은 이 마을의 입향 시조인 박 수 선생이 1666년에 지은 고택이다. 그밖에 김덕진, 김뢰진, 김위진, 김규진, 김정규, 박덕우, 박천립 가옥 등이 고풍스러운 자태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인근볼거리
△ 울진의 명소 중 관동 8경의 하나인 망양정(望洋亭)을 빼놓을 수 없다. 원래 울진군 기성면 앙양리 현종산 기슭에 있던 것을 조선 철종 11년(1860년)에 지금의 위치로 이건했다. 이후 허물어져 없어진 것을 2005년 완전해체하고 새로 지었다. 특히 조선 숙종은 관동팔경 중 망양정의 경치를 최고라 하여 ‘관동제일루’라 현판을 하사했고 이 후 유명한 문인과 화가들이 이 곳 망양정의 아름다움을 시와 그림으로 남겼다. 이 외에도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인 불영계곡도 가 볼만한 곳이다.

△ 영주에는 올해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선비촌’이 있다. 드라마 ‘추노’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선비촌은 영주시 관내에 자리한 12채의 고택을 재현해 놓은 공간이다. 만죽재 고택, 해우당 고택, 김문기 가옥, 화기리 인동장씨 종택, 김세기 가옥, 두암 고택, 김상진가옥 등등 이곳에 재현된 고택들은 저마다 선비들의 생활모습을 담고 있다. 이 외에도 영주에는 풍기온천과 인삼, 소수서원, 소백산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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