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왠지 씁쓸한' 하우스푸어 구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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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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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최근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서민금융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하우스푸어 구제책에 대해선 씁쓸함도 느껴진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이 과연 구제대상이 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하우스푸어 대책을 내놓은 곳은 우리금융그룹이다.

우리금융뿐 아니라 다른 금융기관들도 하우스푸어 대책을 적극 검토 중이어서 조만간 구체적인 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도 배드뱅크를 통한 구제 방법을 제안하고 있을 만큼 서민금융 강화와 맞물려 하우스푸어 대책은 경제·사회적으로 최대 관심사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어떤 면에서는 하우스푸어들이 가계부채 문제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내집 마련이 목적이었던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상당수는 재테크도 염두에 두고 집을 구입한 게 사실이다.

비록 투기가 아닌 투자 개념이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주식투자자들이 하우스푸어 구제책에 불만을 나타내는 것도 당연한 심리다. 투자에서 손실을 봤을 때는 손절매가 정답이다.

자칫 하우스푸어 대책이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기 위해 무모하게 집을 사지 않고 여전히 세입자로 남았던 사람들을 더 초라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가계부채 문제가 더 가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하우스푸어 사태를 마냥 방치할 수는 없다.

그렇다 해도 무조건적인 구제책은 향후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구제가 아닌 일정 부분 책임이 따르는 해결책이 형평성 논란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울 것이다.

은행 역시 어느 정도 책임과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집 있는 사람보다 집 없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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