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 따라 '널뛰기'…車보험 손해율 어떤 게 진짜야?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도입된 지 1년 6개월여가 지난 새 회계기준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자동차보험료와 직결되는 손해율이 회계기준에 따라 최대 20%에 가까운 차이를 나타내면서 손해보험업계에 경고장이 날아든 상태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손해보험협회에 발송한 이메일을 통해 기존 회계기준인 기업 일반회계기준(K-GAAP) 대신 새 회계기준인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손보협회는 같은 날 삼성화재를 비롯한 국내 주요 손보사에 금감원의 권고 내용을 전달했다.

금융당국이 손보업계에 이 같은 권고를 내린 것은 일선 손보사들이 회계기준 변경 이후에도 K-GAAP를 계속 적용해 회계기준 간 혼선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2011회계연도(FY2011)가 시작된 지난해 4월 이후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대외 공시지표에 K-IFRS를 적용해왔다.

그러나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경우 K-IFRS 적용 시 과거의 손해율과 비교하기 힘들어 K-GAAP 사용을 고수해왔다.

실제로 K-IFRS를 적용한 국내 손보사 빅(Big)5의 FY2012 8월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78%로 K-GAAP 적용치인 74.92% 보다 7.86%포인트 높다.

회계기준에 따른 손보사별 손해율 격차는 삼성화재(8.6%포인트), LIG손보(8.1%포인트), 현대해상(8.0%포인트), 메리츠화재(7.8%포인트), 동부화재(6.8%포인트) 순이었다.

두 회계기준을 혼용할 경우 앞선 6월 67.3%(K-GAAP)였던 상위 5개 손보사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월 82.78%(K-IFRS)로 늘어나 3개월 사이 15.48%포인트 급등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K-IFRS를 적용한 손해율이 K-GAAP를 적용한 손해율 보다 6~9%포인트가량 높은 것은 손해조사비 때문이다.

K-GAAP 적용 시 사업비에 들어갔던 손해조사비가 K-IFRS 적용으로 보험금에 포함된 결과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손해조사비는 보상 담당 직원들의 인건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특정 회사가 이들 직원에게 보너스나 인센티브를 지급할 경우 당월 손해조사비가 높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보업계는 모든 지표에 K-IFRS를 적용하되 수치 비교 시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K-GAPP 적용치 산출을 병행할 계획이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내부 분석이나 언론 보도 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어 K-GAAP를 유지한 것”이라며 “모든 지표에 K-IFRS를 적용하되 회계기준이 도입이 과도기를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해 K-GAAP 수치를 병행 표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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