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면에서 한국관광공사의 면세점 민영화 사업은 보다 심층적으로 제고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한국관광공사의 면세점은 비록 면세점 판매액 1900억원에 10%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한 중소규모 면세점이지만 국내 우수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 판매하는 교두보역할을 수행해왔다. 관광공사 면세점이 민영화되면 우리 상품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게다가 관광공사의 면세점이 민영화되면 새 사업자로 나설 곳이 현재 면세점 매출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롯데와 신라라는 것은 관련업계 누구라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관광공사 면세점 민영화를 통해 면세 사업 분야의 활력을 주겠다는 취지가 자칫하면 두 재벌그룹의 이익에 복무하는 것 아니냐는 그릇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또한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롯데와의 치열한 경합 끝에 세계최초로 루이비통을 공항 면세점에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 두 그룹은 세계적인 명품업체를 입점시키는 데는 전쟁을 불사할 정도로 치열하게 싸우지만 정작 우수한 우리 브랜드를 면세점에 유통시키는 데는 그다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단적으로 면세점에서 국산품 매장이 차지하는 면적만보아도 국산브랜드 홀대 현상은 쉽게 알 수 있다. 신라면세점은 외국산 브랜드에 비해 15% 롯데 면세점에 경우는 그의 반도 안되는 7% 정도의 면적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면세점 판매액도 4조 1878억 중 외국 브랜드가 74.3%나 되고 25% 정도가 국내브랜드 판매수익에 불과하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우리 국민은 물론이고 외국인 방문객들도 우리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보다 널리 알려진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상으로도 외국 브랜드를 전진 배치 시킬 수 밖에 없다고 변명한다. 하지만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우리 브랜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최근 6개월간 국산 제품 판매액이 40%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해외 유명 브랜드나 명품에 비해 손색이 없고, 가전을 비롯한 몇몇 제품들은 오히려 다른 나라 제품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이 이미 입증되었다.
이처럼 공사 면세점 민영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온존함에도 불구하고 이번달 말에는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은 있지만 정부는 관광한국의 이미지제고와 우리 브랜드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라도 한국관광공사의 면세점 민영화를 재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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