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미 스프린트 도박 가능성은 "글쎄"

  • 업계 “공룡 버라이즌·AT&T 벽 너무 크다” 회의론<br/>회사 빚 150억불에 미국 시장 포화 상황도 부담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의 3위 통신업체 스프린트 넥스텔 주식 70%를 무려 200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일단 손 회장은 계약대로 80억달러의 현금을 스프린트에 건네고 나머지 계약 조건에 따라 주주 총회와 당국의 승인을 받아 내년까지 총 200억달러를 들여 스프린트 주식 70%를 매입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우선 시너지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껏 그 어느 나라도 미국 통신 시장에 들어와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국의 SK텔레콤도 수년전 미국에 무선 통신회사 힐리오를 추진했지만 거의 6억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보고 철수했다.

게다가 현재 미국 통신시장은 거대 두 공룡 버라이즌과 AT&T가 버티고 있다. 스프린트가 3위라고 하지만 그 차이는 거의 일등과 꼴지 차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업계는 막대한 회사 거래 자체가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업계 애널리스트 등의 말을 빌어 15일(현지시간) “스프린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이폰 판매나 기술 업그레이드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스프린트는 적어도 최근 5년 동안 흑자를 내본 적이 없다. 브랜드 가치는 땅에 떨어졌고 고객들 충성도도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 또한 미지수다. 일단 현재 고객수에서 버라이즌은 1억800만명, AT&T는 1억300만명이지만, 스프린트는 일본 내 고객들까지 합해 9600만명밖에 되지 않는다.

헛슨 스퀘어의 토드 레테마이어 애널리스트는 “당장 (소프트뱅크가) 들어온다고 해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이번 계약이 기존 시장에 깔려 있는 치열한 경쟁을 없애지는 못한다”고 보고 있다.

스프린트가 70억달러를 들여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작업을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 지원이 없었어도 은행 지원을 받아 이를 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어떤 시너지가 있을지를 업계는 고민중이다.

독립 통신회사 컨설턴트인 존 잭슨은 소프트뱅크의 이번 투자를 놓고 “스프린트 주주들에게 어떤 환상적인 무언가를 줄지 확실하지 않다”며 “많은 돈이 있다고 해서 게임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소프트뱅크의 인수 발표가 있던 15일 스프린트 주식은 오히려 5.3% 하락한 5.69달러를 기록했다. 스프린트는 부채만도 150억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16일 시장에서는 초반부터 급등세를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의 투자로 앞으로 스프린트가 대형 회사들과 거래를 할 때 유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예로 애플과 거래할 때 그동안 부담해야 했던 과도한 보조금을 줄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는 시장 상황도 문제다. 포레스터의 챨스 골빈 애널리스트는 “현재 마켓은 전반적으로 포화상태”라며 “스프린트의 경쟁은 버라이즌과 AT&T에서 얼마나 고객을 빼았느냐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현재 미국 내에서 휴대전화 가입 가능한 사람의 71%가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밝혔다.

한편 손 회장은 스프린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고객들은 제대로 무선 고속 통신 서비스를 이용해보지 못했다”며 LTE(롱텀이볼루션; 3세대와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중간 단계) 서비스로 승부수를 보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