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일본이 까먹는 글로벌 경제… 美·中, 성장시킨다

  • 월가 "미국·중국 경제성장 낙관… 글로벌 경제도 호재"<br/>양국의 향후 정책운용이 글로벌 경제 흔들 핵심 변수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미국과 중국이 내년 글로벌 경제성장의 쌍두마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새로운 권력 재배치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진 가운데 각종 경제지표도 청신호를 나타내기 있기 때문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양국의 경기회복은 유럽 재정위기와 일본의 장기불황으로 어두워진 세계 경제를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 자산관리 회장은 “중국과 미국의 경제지표는 개선되고 있다”며 “만약 유럽과 일본의 위기가 없다면 세계 경제는 이미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뱅크오브메릴리린치가 13일(현지시간)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앞으로 글로벌 경제전망이 상당히 낙관적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은 7개월만에 기업들의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비축된 현금을 자사주 매입 등 재무 개선보다 투자에 사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들 가운데 37%는 신흥시장 자산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지난달 조사 때(32%)보다 늘어났다.

또한 아비바인베스터스는 앞으로 6개월간 글로벌 경제가 개선될 가능성이 65%, 하락할 경우는 20%에 불과하고 분석했다. JP모건체이스의 데이비드 헤슬리 애널리스트는 “세계 경제가 안정되고 있다는 조짐”이라며 “앞으로 완만한 경제 지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미빛 글로벌 경제성장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덕분이다. 씨티그룹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도 지난 7월 마이너스 65에서 57으로 중국은 마이너스 87에서 27로 올라섰다.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는 실제 발표된 경제지표가 시장 전망치에 얼마나 부합했는지 지수화한 지표로 국가 경기 모멘텀을 파악할 수 있다. 양국의 지속적인 경기부양책에 든든한 산업계 펀드맨탈이 잠재적인 경제회복을 낳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미국은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주택·고용시장이 크게 개선됐다. 수출도 12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회복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벤 버냉키 의장의 사임여부에 관계없이 추가 양적완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콘퍼런스보드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경제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조이글로벌의 마이클 수서린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시장이 수출 호조로 선전할 것”이라며 “미국 시장의 기반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집권으로 들어선 중국의 경제전망도 낙관적이다. 눈부신 경제성장을 일으켰던 기존의 성장동력과 함께 인프라 건설이 회복하면서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중국 내 수요가 늘어나면서 해외 수요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비판매 지수는 크게 개선됐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존 매코믹 아시아태평양 회장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7.5%를 넘어 8%에 가까울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불렸던 신흥국 경제가 전체를 받쳐주기에 버거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향후 정책 운용 방향이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양국이 정책을 둘러싼 의심을 풀어야 경기 회복신호가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당장 미국 재정에 6000억달러의 타격을 안겨주는 재정절벽이 문제다. 유럽 정상들의 유로존에 대한 시끄러운 해법 논쟁이 계속되고, 일본의 정치·재정이 딜레마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 재정마저 흔들린다면 글로벌 경제는 기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새 지도부들이 앞으로 취할 정책 역시 글로벌 경제를 좌우할 열쇠라고 분석됐다.

리걸앤드제너럴의 팀 드레이슨 이코노미스트는 “정책의 불확실성은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그동안 미국과 중국에 남았던 정치 불안감이 투자를 지연시켜왔기 때문에 이것이 해소되면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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