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亞 경제 ‘뒷심’
아시아 경제는 청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필리핀 증시는 20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인 5500.58을 기록했다. 올해들어 26%나 상승했다. 메트로폴리탄뱅크 앤드 트러스트는 필리핀 증시가 내년에는 18% 올라 6500선을 깨뜨릴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건설 및 소매시장 경기가 풀리면서 필리핀은 내년에 투자 신용등급을 받을 것으로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말레이시아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5.2% 증가했다. 개인·소비자 투자가 늘어나면서 내수가 성장을 이끌었다. 홍콩도 3분기 GDP가 0.6% 성장했다. 중국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세계적 침체 충격을 이겨낸 것으로 풀이됐다. 홍콩 정부는 올해 성장 전망치를 1%에서 1.2%로 상향 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시아 일부 국가가 내수 활성화로 수출 위축의 맞바람을 이겨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경제지표가 강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인도 제조업 경기가 개선됐으며 한국· 인도네시아도 수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10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2으로 3개월 만에 50을 웃돌았다. 인도의 10월 PMI는 전월(50.5)에서 51.9로 올랐다. 인도네시아의 9월 수출도 전년대비 13.2% 늘었고 한국의 수출도 4개월만에 첫 상승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경제가 유럽과 달리 글로벌 위기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은 낙관적이다. 눈부신 경제성장을 일으켰던 기존의 성장동력과 함께 인프라 건설이 회복하면서 경제성장을 이끌 것으로 분석됐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존 매코믹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7.5%를 넘어 8%에 가까울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불렸던 신흥국 경제가 전체를 받쳐주기에 버거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다시 회복하면서 주변 아시아경제도 고도의 경제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진단했다.
◆떠오르는 亞의 샛별 미얀마·캄보디아
그동안 경제 빈국이던 미얀마·캄보디아 등도 미국의 지지에 힘입어 눈부신 경제성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는 급격한 정치개혁을 이루면서 단단히 지른 빗장을 풀었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미얀마의 경제 잠재성을 인정하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해 2년간 1억70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도 미얀마의 경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500억엔의 차관을 제공키로 했다.
유럽 국가들도 지원을 약속했다. 스위스는 미얀마에 올해 800만달러, 내년엔 2000만달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르웨이·덴마크 등도 양곤에 공관을 개설하고 자국 기업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중국과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마찰을 빚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 마루베니는 미얀마에 화력·가스 발전소를 세우고 철도를 건설할 예정이다. 스미토모·미쓰비시 등도 양곤의 경제 인프라 건설에 나서고 있다.
캄보디아도 주목되고 있다. 아시아의 전략적 국가로 떠오르면서 미국과 중국의 행보가 적극적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9일 캄보디아를 방문해 양국 간 우호관계를 증진하고 경제협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과 캄보디아의 무역량은 올해 들어 22억달러로 늘어났다. 캄보디아 내 미국 투자는 지난 1994년부터 12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중국 역시 미국의 행보를 의식해 캄보디아에 경제원조를 제공하면서 경제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난 20일에 폐막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 회원국 정상들은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을 개시하며 경제통합에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 RCEP가 최종 타결되면 전체 GDP 19조달러(약 2경1536조원), 34억 인구의 세계 최대규모의 경제블록으로 출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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