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사퇴에 울고 웃는 정치테마주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본격적인 대선레이스가 전개되면서 주식시장에도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26일 증시에선 이른바 정치 테마주가 요동을 쳤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후보직 사퇴 후폭풍으로 안철수 테마주가 일제히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박근혜, 문재인 테마주는 일부 상한가를 비롯해 동반 급등했다. 박근혜 테마주 급등세는 문재인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치 테마주가 요동치며 8개월 만에 일일 상한가 최다 종목 기록이 경신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20개 종목, 코스닥시장 25개 종목을 합쳐 총 45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후 거래를 마쳤다. 앞서 지난 2월 21일 총 64개 종목이 상한가로 거래를 마감한 후 일일 기준으로 상한가 종목 수 최다다.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 대다수는 일명 정치 테마주다.

안철수 테마주인 안랩과 미래산업, 써니전자, 다믈멀티미디어 등은 장 초반부터 14% 이상의 낙폭을 보이며 줄줄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로써 안철수 테마주에서 단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500억원 이상 증발했다. 올해 초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고점 1조5000원을 돌파, 5위권까지 진입한 안랩(구 안철수연구소)은 49위(3539억원)로 급격히 밀려났다.

반면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제약, 우리들생명과학, 바른손 등은 단일화 불확실성 해소로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박근혜 테마주인 EG, 아가방컴퍼니, 비트컴퓨터, 서한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테마주는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시장외적인 요인에 등락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종목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투자처로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며 "남은 두 후보와 관련된 주식도 변동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 후보 테마주들은 지난 23일 문 후보가 야권후보 단일화 경쟁에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에 7~10%대 급락한 바 있다.

이날 쏟아지는 매물로 인해 일각에서는 공매도 세력만 배불리는 형국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최근 한 주간(19~23일) 공매도 순위를 살펴보면 안철수 관련주로 꼽힌 대아티아이(공매도량 55만여주)가 코스닥시장 내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그리 큰 영향은 없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이 센터장은 "금일 하락으로 공매도 세력이 수익을 많이 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개별 급등주에 대해서 공매도를 허용하지 않는 증권사가 더 많고 대차가 먼저 이뤄져야 공매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선이 23일 남은 시점에 안철수 테마주에 물린 개인들의 피해가 최대 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금융감독 당국은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지금이 매도할 마지막 기회"라고 말할 뿐이다.

따라서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투자자들 스스로가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투자증권 정근해 스몰캡 팀장은 "대선테마주는 무형의 수익률 게임일 뿐"이라며 "단기 시세차익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섣불리 뛰어들었다가 실패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대부분인 만큼 추종매매는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도 "테마주와 관련해서는 종목 분석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 스스로가 투자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