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 중원 격돌 “충청표심에 승패 달렸다”

아주경제 박성대(대전)·박재홍(예산) 기자=18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28일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캐스팅보트’인 충청을 잡기 위한 불꽃 튀는 유세전을 펼쳤다.

박근혜·문재인 후보는 각각 9개, 10개에 이르는 일정으로 충청지역을 샅샅이 훑으며 지역 주민들과 스킨십을 확대했다. 이들은 각각 상대 진영을 향해 “(문 후보는)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실세” “(박 후보는)유신독재 세력 잔재의 대표자”라며 파상공세 폈다.

충청 지역이 역대 대선에서 승패를 결정지은 중요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 온 만큼 “중원을 잡는자가 승리한다”는 판단으로 공식선거운동 초반 집중공략을 통해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 朴, 이틀째 충청서 “충청은 제 어머니의 고향…정치생명 걸고 세종시 지켰다”

“충청 표심은 아무도 몰러. 그래도 안보 안전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박근혜 아니것나.”

이날 오전 예산역 앞에서 열린 박 후보의 유세현장에서 만난 지역 주민 김한호(가명·63)씨는 충청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층이 많다며 박 후보에게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예산역전 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최순복(가명·52)씨는 “이회창씨나 이인제씨가 지지한다고 해서 쉽게 마음이 움직이겠느냐”며“이제 시작인데 아직 봐야하지 않겠나”며 유보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박 후보는 예산역 유세에 앞서 300여 미터에 이르는 역전시장을 도보로 이동하며 주민들과 일일이 손을 잡고 스킨십을 늘렸다. 초를 다투는 선거운동기간 보다 많은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바닥민심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전날 당초 숙박하기로 예정됐던 전주에서 변경해 자신의 ‘정치적 신뢰 이미지’를 대표하는 지역인 세종시로 옮겨 적극적인 ‘충청구애(求愛)작전’을 폈다.

박 후보는 이날 예산역 광장에서 가진 유세에서 “제가 어제 세종시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충청과 저의 인연을 생각하며 감회가 깊었다”며 “충청은 제 어머니의 고향이고, 제가 어려움이 있을 때 마다 충청 여러분이 항상 저에게 힘이 돼 주셨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와 함께 전날에 이어 문 후보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그는 충남 홍성군 주차장에서 가진 유세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또다시 민생과 상관없는 이념에 빠져 나라를 두쪽으로 만들고 갈등과 분열만 증폭시키지 않겠느냐”며 “문 후보와 그 세력이 하고자 하는대로 한다면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고아가 되고 말 것이며 그 막대한 피해는 누가 책임지느냐”고 몰아갔다.

박 후보는 이어 “세종시를 정치생명 걸고 지켜냈고 충청 도민이 바라시는 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된다면 무엇보다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 계신 어려운 민생문제부터 단단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저녁에는 평택-오산-수원 등 경기지역으로 옮겨 수도권 표심공략을 펼쳤다.

◆ 文 "朴, 실패한 MB정부 공동책임자" 날선 비판

충청권 민심잡기에 나선 문 후보도 이날 오후 대전역 광장 유세에서“박근혜 후보는 실패한 이명박(MB) 정부의 공동책임자”라며 ‘MB 심판’에 초점을 맞췄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이명박 정부 들어 모든 게 후퇴했고, 모든 게 나빠졌다. 그렇다면 정권을 심판하고 바꿔야 하지 않나.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정부와 함께 심판 받아야 할 대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문 후보의 발언은 박 후보가 “스스로 폐족이라고 불렀던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실세”라는 발언에 대한 반격이다.

문 후보는 박 후보가 주장하는 ‘줄푸세’ 정책이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와 같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 도움없이 이명박 정부가 예산안을 통과할 수 있었겠느냐”라며 “공동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학벨트 부지매입 정부 전액부담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과학벨트 부지매입비가 7000억원이다. 30%만 부담해도 2000억원이데 대전시가 무슨 수로 부담하느냐”며 “(대전시에) 일부 부담하라는 건 하지말라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세종시 특별법 연내 처리도 약속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가 세종시는 본인의 신념이자 소신이라고 주장하면서 세종시 특별법 개정안은 새누리당이 무산시켰다”면서 “세종시를 행정중심도시를 넘어 사실상의 행정수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충청권 현장 민심은 한마디로‘오리무중’이다. 이날 유세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로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대전역에서 만난 한 40대 남성은 “어제 오늘 둘 다 나와봤지만 아직 누가 더 나은지는 잘 모르것다”며 “이제 시작인디 더 알아봐야지”라고 말했다.

앞서 문 후보는 오전 대전 유성구 대덕 연구단지 내에 위치한 어린이집을 방문. 간담회 자리에서 직장 보육시설과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추가 비용없는 완전한 무상보육,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 개선과 신분 보장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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