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 1월 아주중국> 서양화가 성병태

  • 영혼 한가운데 깃드는 환상적 음률의 쾌감


기온이 뚝 떨어진 날씨, ‘두툼한 옷이 제격’이라는 서양화가 성병태 화백은 포르투칼 리스본 항구의 해면과 지상건물을 독창적으로 해석한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강한 색채대비와 변형(deformation)과 건물의 독특한 건축양식이 특유의 나이프페인팅기법과 융화되어 묘한 보헤미안적 엘러지를 느끼게 했다.

작품연작 키워드 ‘캔버스트라(Canvastra)’는 캔버스와 오케스트라의 합성어이다. 화면은 미디엄 톤(tone)의 신비로운 색조와 플루트, 트럼펫 등의 오브제(object)로 활용한 악기가 절묘하게 어울려 미묘한 팽창감과 생생한 음계의 황홀감(恍惚感)으로 시선을 당긴다. 색상은 음표를 떠올리게 하고 점진적인 색채의 변화를 일컫는 그라데이션(gradation)과 어울림이라는 음계를 통하여 소나타(sonata)로 교향곡으로 밀려온다.

여기에는 한국화단의 구상미술계열 회화세계를 이끌어가는 대표작가 중 한 사람으로 서양화의 근간인 인체해부학 중심의 드로잉과 유럽 전통유화기법을 40여년 탐구해 온 그만의 독창적 화풍이 스며있다.

성 화백은 1980년∼2007년까지 27년 동안 일본을 배경으로 작품 활동을 했다. 1988년부터 1992년까지는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작업했다. 동경미술관을 비롯하여 고베, 나고야, 와카야마 등지에서 초대전을 가졌고 1993년 한국, 일본, 중국, 캐나다, 영국, 호주, 러시아 등 국제적 작가들의 ‘교토 국제교류전’에서 대상을 받았고 일본미술작가 대표클럽 중 하나인 ‘이원전’을 연달아 2회 수상했다.

성병태 화가의 '캔버스트라'

또 외국인 작가로는 드물게 일본 ‘미술가명감(美術家名鑑, 美術俱樂部1994)’에 수록됐다. 그의 음악과 관련한 작업은 30여년 되었으나 본격적으로 캔버스에 구현한 것은 지난 2007년 일본 오사카 소재 리가로열호텔 갤러리 초대전서부터이다. 당시 ‘창조적 감성으로 그림을 들으며 음악을 보다’라는 테마를 설정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고 2011년 국내서 처음 가나아트스페이스 갤러리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갤러리에서 구랍(舊臘) 2개월 동안 전시를 가져 애호가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화백은 2011년 7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소재 가나아트스페이스 전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유럽, 일본, 중동 등지의 많은 미술애호가들이 찾아와주었고 캔버스에서 소리의 색깔을 느낄 수 있다는 감성 공감을 다시 귀하게 경험한 전시였다. 그런데 하루 500여명 관람객 중 특히 베이징, 상하이 등지서 온 상당수 중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에 놀랐다. 다각적으로 중국전시에 대해 모색하고 있는 입장에서 상당히 고무적으로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캔버스 자체가 하나의 컬러사운드가 표현되는 공간으로 늘 그러한 직감과 영감을 통해서 작업을 구상하는 그는 “감상자로 하여금 아름다운 감동의 심성을 유발하게하고 또 때로는 위무(慰撫)함으로써 풍요로운 하모니의 사회가 되는 이상향을 희구한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에 대한 진정한 사랑의 향기일 것이다. 나는 그런 메신저가 되고 싶다”라며 새해 덕담을 함께 전했다. 한편 해외에서 ‘성 드로리앙(SungDrawrian)’이라는 작가 명(名)으로 널리 알려진 화백은 압구정 현대미술관, 조선화랑 등에서 개인전을 34회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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