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원화 강세속 환헤지형 해외펀드들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들이 달러, 엔, 유로 등 기축통화 대비 강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강세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해외펀드 투자자들은 환헤지형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펀드 환헤지형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2.92%로 집계됐다. 이 기간 해외펀드 환노출 수익률은 5.54%로 환헤지형이 7%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최근 3개월 수익률도 환헤지형이 5.83%로 환노출형 수익률을 5%포인트 가까이 상회했다.
이러한 수익률 차는 원·달러 환율이 16개월 만에 1070원 선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에 달러에 영향을 받는 글로벌, 글로벌이머징, 신흥유럽 등 펀드들도 환헤지형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악사글로벌마켓파워증권자투자신탁' 환헤지형의 최근 1년 수익률은 8.60%로 환노출형 수익률(2.55%)을 6.05%포인트 앞질렀다. 블랙록자산운용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자투자신탁'의 경우도 환헤지형이 환노출형 수익률을 7%포인트 이상 상회했다.
특히, 일본펀드의 수익률 차가 두드러졌다. 원·엔 환율은 2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같은 일본펀드임에도 불구하고 환노출형과 환헤지형의 수익률 차는 18%포인트나 벌어졌다.
프랭클린자산운용 '프랭클린템플턴재팬증권자투자신탁'의 환헤지형 수익률은 최근 1년 새 19.57%의 수익을 거뒀다. 이에 반해 환노출형의 경우는 1.19%의 수익률을 거두는 데 그쳤다. 삼성자산운용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의 경우도 환헤지형이 15.07%의 수익률을 올려 환노출형과 18.16%포인트 차이가 났다.
유진투자선물 이지현 연구원은 "올해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의 하락압력은 꾸준히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부실한 일본의 경제 상황, 중국과의 무역마찰 등으로 원화 대비 엔화 가치의 하락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전문가들은 환율의 변동성을 염두에 둔다면 해외펀드 투자자들은 환헤지형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환헤지형은 환매 시점에 환차손을 방지하기 위해 투자 시점 환율로 고정하지만 환노출형은 환율 흐름에 따라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 김순영 연구원은 "최근 원화강세 기조로 대부분 전망치를 내려잡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투자를 할 경우 환헤지형으로 환율 방어를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2년 이상의 장기적인 투자의 경우는 양적완화가 종료된 이후 원화가 정상화되는 과정을 감안해 환노출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신영증권 오광영 연구원은 "대부분의 환헤지형 펀드들은 기축통화에 대해서만 헤지를 하고 그 외의 통화는 헤지를 하고 있지 않다"며 "환헤지가 되지 않는 투자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는 기축통화 대비 투자국의 통화가치, 자산가치 대비 환율 하락폭 수준 등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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