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남구 등에 따르면 숭의 1·3동 일명 '우각로' 일대 재개발이 지연 중인 곳에서 지역역사를 기반으로 한 문화마을 조성 작업이 한창이다.
바로 이곳의 문화·예술인들이 한마음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각로 문화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다.
우각로는 1920년대 중반 신작로가 생겨나기 전까지 개항장에서 서울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이 주변은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과 지방에서 올라와 공장 일을 하던 직원들이 모여살아 '범죄가 많은 동네'란 이미지가 강했다.
시간이 흘러 2004년부터 재개발조합이 결성됐다. 그렇지만 주거지 정비는 제때 진행되지 않으며 마을주민은 대부분 떠나고 공가들이 늘어나면서 노숙자, 주취자, 비행청소년 등 치안과 위생 및 안전 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때 뜻있는 예술가들이 전면에 나섰다. 2011년 11월 예술가들에게 거주와 창작 공간을 제공하고, 주민들은 문화를 통한 공동체의 형성이라는 취지로 비영리민간단체 '우각로 문화마을'이 설립된 것이다.
빈집 주인들 또한 재개발이 진행될 시점까지 한시적으로 장소를 무상 임대,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현재 다방면의 예술가 7명이 빈집을 고쳐 창작예술 활동에 매진 중이다.
특히 작은도서관, 마을극장, 게스트하우스를 열어 회색빛의 낡은 모습을 탈피하기 위한 외벽도색과 스토리가 있는 골목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예술인들은 올해 도예공방, 체험활동, 문화예술교육을 비롯해 게스트하우스 운영이 주된 예비사회적기업 출범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지 주민센터 관계자는 "동네에 예술인들이 들어오면서 일대가 밝아져 밤 시간에도 무섭지 않다는 평이다"면서 "재개발에 저해될 수 있다던 일부 지적도 상당수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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