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하나원 시설 이용률 고작 15%‥예산 낭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01-13 14:2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지난해 입국 탈북자 급감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통일부가 지난해 말 개소한 제2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화천분소)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예산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5일 강원도 화천에 문을 연 제2하나원은 통일부가 34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건립했다. 동시에 500명을 수용할 수 규모지만 이달 초 현재 이곳에서 교육받는 탈북자는 수용 가능 인원의 15%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지난 2009년 성인 남성 탈북자 교육을 위한 별도 시설로 제2하나원을 건립하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지난 2006년부터 성인 남성 탈북자를 하나원 본원(경기도 안성 소재)에서 분리해 별도로 교육하기 위해 건물을 임대해왔으나 국가보안시설인 하나원을 임대건물에서 운영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와 전용 교육시설을 짓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제2하나원에서 교육받는 탈북자 수가 시설 규모보다 턱없이 적은 것은 최근 국내 입국 탈북자가 예년에 비해 급감한 데다 탈북자 가운데 성인 남성의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작년에 국내로 들어온 탈북자는 전년의 55.7% 수준인 1509명이며 이 중 남성은 402명(26.6%)에 불과하다. 1999년 이후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 2만3667명 가운데서도 남성은 6745명(28.5%)으로 연평균 482명 수준이다.

하나원의 교육 주기가 3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제2하나원의 연평균 수용 가능 인원이 2000명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제2하나원을 그렇게 크게 지을 필요는 없었다’며 예산이 낭비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통일부가 국내에 들어올 탈북자 수를 잘못 추계해 제2하나원 시설 규모가 쓸데없이 커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은 “현재 중국 내 탈북자 규모가 4∼5년 전의 10%에 불과한 1만50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탈북자의 국내 입국이 당분간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한 당국자도 최근 탈북자 입국 현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중국 등 제3국에서 국내 입국을 위해 대기 중인 탈북자의 수 등을 감안할 때 국내입국 탈북자 수가 당장 많이 늘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제2하나원은 앞으로 국내입국 탈북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지은 것”이라며 “작년 입국한 탈북자수만 보면 여러 지적이 나올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추세를 감안하면 탈북자 규모가 커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하나원 시설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하나원 수료 탈북자의 생활안정 및 사회적응 외에도 탈북자 관련 직업훈련, 전문상담인력 양성, 전문상담 사업, 민간단체 협력사업 등을 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