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회계법인을 통해 적절하게 평가받은 가격으로 지분 매매가 이뤄진다는 것이 아시아나항공이나 금호산업 측 입장인 반면 결손 증가 탓에 장부상으로는 빚뿐인 회사 주식을 너무 비싸게 거래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월 8일 베트남 호치민 소재 호텔운영업체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지분 50%를 721억원에 금호산업으로부터 인수할 계획이다.
금호산업이 2010년 3월 제출한 2009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서 잡은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지분 100%에 대한 장부가(255억원)와 비교하면 3년 만에 6배 가까이 오른 값에 사들이는 것이다. 2010년 3월 이후 금호산업에서 내놓은 사업보고서를 비롯한 정기보고서에는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장부가가 모두 빠져 있다. 이에 비해 금감원 기업공시기준을 보면 타법인 지분 5% 이상 취득ㆍ보유시 정기보고서상 타법인출자현황을 통해 장부가를 비롯한 재무상황을 알려야 한다.
금호아시아나플라자는 설립 첫해인 2009년 말 자본금 523억원에 자본총계 178억원으로 70%에 가까운 자본잠식률을 나타냈다. 이듬해에는 자본감소(감자)로 자본금이 488억원까지 줄었으며 자본잠식도 심화돼 잠식률이 98%를 넘어섰다. 2011년 말에는 아예 100% 자본잠식돼 부채총계(2805억원)가 자산총계(2730억원)를 상회했다.
이 호텔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를 비롯한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애초 회사를 세운 금호산업뿐 아니라 이번에 지분 절반을 인수할 아시아나항공도 향후 추가적인 출자 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플라자는 연매출 500억원 수준에 영업이익률도 40%에 이르고 있다"며 "설립 초기 대규모 투자를 일으키다 보니 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재무를 곧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호텔 경영을 위한 현금 사정도 양호한 편으로 자본잠식 해소를 위한 추가 출자 계획이 없을 뿐 아니라 이익 성장세를 감안하면 이른 시기에 상당한 배당 수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경제개혁연대는 앞서 22일 아시아나항공에 보낸 질의서에서 "박삼구 회장이 작년 6월 워크아웃을 실시하고 있는 금호산업 증자를 통해 경영에 복귀했지만 회사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며 "아시아나항공 또한 채권단과 자율협약으로 재무를 개선하는 과정에 있는데 이런 시기에 실제 가치보다 높은 값에 호텔 지분을 거래한다면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에 해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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