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파구에 사는 이모(37)씨도 엔진오일과 필터, 인테리어용 비순정품 등을 교체하기 위해 정비소를 찾았다가 말문이 막혔다. 첫 차를 몰던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부품가격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높아진 공임비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수리, 교체하다보면 공임비는 배보다 배꼽이었다. 이 씨는 “부품 하나하나에 공임비가 따로 붙는 건 알았지만 과거에 비해 공임비가 많이 올랐다”며 “어느 정비 업체를 가도 공임비가 비슷해 담합이 의심된다”고 혀를 내둘렀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와 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자동차 수리에 대한 공임비가 책정된 가격 보다 훨씬 높게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수리비에 대한 높은 공임비용은 핸들을 잡은 사람은 누구나 피부에 와 닿는 ‘가슴앓이’다. 대부분 국산 자동차의 소모성 부품의 가격은 과거에 비해 개선됐지만 오히려 공임비는 높아지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16조에 따르면 보험회사 등과 정비업자간의 정비요금에 대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정한 적정 정비요금(시간당 공임)은 2만1553원~2만4252원이다.
특히 수입차의 수리비에서 공임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수입차 정비업계가 취하는 공임비는 국산차 공임비 보다 최대 3배 가량 비싼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표준작업시간과 시간당 인건비 기준 없이 임의로 수리비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공임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고 국산차 공임비가 비싸지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는 게 정비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 민병두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수입차의 부품값이 국내차의 6.3배, 공임비는 5.3배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공정위는 4년간 제조사별·차종별 자동차유리 정비 가격을 ‘짬짜미’한 혐의로 정비사업자 단체인 전국자동차유리정비연합회와 소속 6개 지방협회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자동차유리 가격은 지역별로 차이가 없지만 임대료·인건비·경쟁상황 등 시장여건에 따라 공임비가 달라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었다.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는 “자동차부품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만원~2만5000원 가량의 공임비를 받도록 돼 있는데 실제로는 훨씬 높은 가격이 형성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담합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 공임비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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