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2013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김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통화정책’이라는 논문을 통해 “통화정책은 총수요관리를 위한 단기적인 대응책이며 만병통치약이 아니므로, 제반 거시경제정책과 구조개혁정책들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가운데 통화정책이 이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정책조합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화,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정책공조 강화, 소득분배·금융포용 등 미시적 정책기능 수행 등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면서 중앙은행의 역할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김 총재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을 사례로 들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과감한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해 수요 진작에 나서지 않을 경우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잠재성장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비전통적 통화정책수단을 시행하고 있다”고 현 상황에 대해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이는 재정여력이 고갈되고 정책금리가 제로하한에 도달한 상황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으며, 역사적으로도 통화정책과 재정정책간 관계가 경제상황에 따라 동태적으로 변화해 왔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대응과정에서 전통적 분업관계가 약화되고 통화정책과 재정정책간 상호영향도 커지면서 양자간 정책 협력 및 조화가 강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정책 공조에 있어 명확한 원칙과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김 총재는 강조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물가안정기반이 훼손되지 않도록 정책간 협력의 원칙, 범위 등이 명확히 규정되어야 함은 물론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기능에 대한 민간의 신뢰가 약화되지 않도록 정책결정과정이 투명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총재는 앞으로 한은이 유념해야 할 사항으로 우선 “기본책무인 물가안정의 기반 위에 물가안정목표제를 유연하게 운영하면서 경제의 성장세 회복을 위해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의 정책공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총재는 △금융안정 책무의 성공적 이행 △통화정책의 정책목표 적정성 여부 점검 △통화정책의 국제공조 참여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따른 대응방안 마련 등을 향후 과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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