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매년 약 50만개씩 5년간 238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으로 인해 저성장 늪에 빠진 우리나라의 현 상황상 고용률 70%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단행한 고용부 인사는 이를 이뤄내겠다는 방하남 장관의 고민이 곳곳에 묻어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4일 1급 인사를 통해 기획조정실장에 심경우(행시 29회·53) 전 중앙노동위원회 상임위원 겸 사무처장을 임명했다.
고용정책실장엔 이재흥(31회·53) 전 노동시장정책관을, 노동정책실장에 권영순(29회·51) 전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을 각각 임명했다. 전운배(30회·53) 전 기획조정실장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인사는 ‘전문성’과 ‘안전성’를 고려한 인물을 전진배치했다는 게 특징이다.
정현옥 차관(28회)의 행시 아랫기수인 심경우 실장과 권영순 실장을 본부로 불러들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행시 29회로 고참급에 속하는 두 실장은 고용부의 중추 역할을 하는 기획조정실과 현안이 산적한 노동정책실에 각각 배정됐다.
심 실장은 고용부에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것으로 정평이 난 인물. 기획조정실장을 맡김으로써 정책을 펼치기에 앞서 조직안정을 꾀하겠다는 방 장관의 포석이 깔려있다.
권 실장은 과장 시절 오랜 기간 노동정책실에서 근무한 만큼 전문성까지 겸비했다는 평이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의 고질병으로 분류되는 노사분쟁 및 산재예방을 해결을 위한 적임자로 여겨져 왔다는 게 내부 의견이다.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야 하는 고용정책실장에는 최고의 전문가를 내세웠다.
이재흥 실장은 고용부 내부에서 자타공인 고용정책 전문가로 인수위 업무보고 당시 고용률 70%달성 로드맵 작성에 큰 기여를 했다. 지난 해 9월 수립한 ‘열린 고용사회 구현방안’ 정책의 초석을 다져 고졸 채용 붐을 일으켰다.
해외 대학출신들을 중용한 것도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1급 인사 4명 가운데 권영순 노동정책실장을 제외한 3명이 해외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급변하는 정세에 맞춰 글로벌감각 또한 중요하게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타 부처 인사가 대부분 서울대 출신들로 채워진 것과 달리 각 대학 출신이 고루 등용된 것도 고용부 1급 인사의 특징이다. 권영순 실장만이 유일한 서울대 출신으로 이번 인사에 이름을 올렸다. 심경우 실장은 연세대를, 이재흥 실장은 영남대를, 전영배 실장은 동국대를 각각 졸업했다.
국장급 인사에서는 현장경험이 풍부한 이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임무송 전 서울고용청장이 근로개선정책관으로 왔으며 박화진 전 부산고용청장이 노사협력정책관으로 임명됐다.
박성희 국장이 대변인에 임명 여성대변인 계보를 이어간 것도 주목할 만하다. 거친 노동계와 소통하고 복잡한 고용정책을 알리는 데 있어 방 장관이 따뜻한 여성의 리더십을 높게 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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