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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회장은 29일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는데 사외이사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그 전에 뜻을 밝히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간담회는 어 회장이 자리에 연연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으려면 확실한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는 주변인들의 권유에 따라 마련됐다.
지난 2월 새 정부 출범 이후 용퇴설에 휘말렸던 어 회장은 지금까지 거취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어 회장은 “국민은행은 산업은행이나 우리은행과 달리 정부 주식이 한 주도 없는 민간은행”이라며 “이러한 조직에서 연임을 한다, 안 한다를 얘기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다”고 말했다.
후임 회장에 대해서는 외국인을 최고경영자로 임명한 해외 대형 은행을 예로 들어 민간금융을 대표할 수 있는 리더상을 제시했다.
어 회장은 “세계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스위스 UBS은행은 독일 연방은행 의장이 회장으로 갔고, 감독권을 많이 갖고 있는 영란은행은 캐나다은행 총재를 데리고 갔다”며 “내부 또는 외부 인사가 될 것인가, 정부 또는 민간 금융기관 인사가 될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KB금융을 잘 이끌 수 있는가, 리더십이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며 “민간금융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최고경영자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려대 총장 출신인 어 회장은 퇴임 이후 캠퍼스 밖에서 학자와 경영자로서 쌓은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대학에서 30여년 동안 국제금융을 가르쳤고, 은행에서도 나름대로 성공한 만큼 학교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큰 일을 하는 것 보다 경험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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