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7일 북한이 개성공단 입출경 채널로 사용된 남북간 군 통신선을 차단한 이후 개성공단 문제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지난달 3일에 개성공단 통행이 제한됐고, 5일에는 3개 업체가 조업을 중단했다. 그리고 4일이 지난 9일에 가동이 완전히 멈춰섰다.
결국 지난달 30일에 개성공단 체류인원 50명 가운데 43명이 귀환했고, 지난 3일 현지에 남아 있던 마지막 인력 7명이 귀환함에 따라 사실상 개성공단은 잠정 폐쇄됐다.
그 사이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의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조업 중단 이후 긴급 회동과 호소문 발표 당시 이미 다수의 기업들은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 이후에도 이렇다 할 대책 마련 없이 한 달이 흘렀다.
입주기업 대표들의 모임인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사태 발생 이후 잇따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정상화를 촉구해 왔지만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개성공단 문제가 양국간 정치와 군사적 대결의 장으로 호도되고 있음을 걱정하며, 이를 정치권과 언론이 국가 차원의 경제문제로 인식해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이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이라는 상징적 의미에 앞서 국내 산업과 경제를 떠받들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의 소중한 일터 중 하나다.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하고 수출 비중도 33%를 넘지만, 관련 예산은 2008년 14조8200억원에서 2011년 9조2000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금융권과 정부가 지난 7일에서야 63개 입주기업에 1200억원의 유동성과 운전자금을 지원키로 했지만 늦은 감이 크다.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중소기업 육성과 보호를 경제부문 최우선 과제로 공표해 왔다. 개성공단이라는 특성 때문에 정치적인 이슈와 떼어놓고 생각하기는 힘들지만, 지금부터라도 개성공단 사태를 경제적 관점에서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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