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넘어선 '마녀사냥'식 보도가 이어지면서 국내 사업은 물론 그룹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해외 사업도 큰 차질을 빚어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잘못이 있는 기업인에 대해 사실을 근거로 수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까지 문제 삼아 혐의를 씌우는 것은 기업 발전은 물론 국가경제 성장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CJ그룹 외화벌이 '10조원' 위기
CJ그룹은 제일제당과 푸드빌·E&M·CGV·오쇼핑·대한통운 등을 통해 해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약 26조원의 그룹 매출 중 30%에 해당하는 8조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글로벌 사업은 2009년과 2012년에 '제2·제3의 CJ 건설'을 선언한 중국과 베트남이 거점이다. 이를 기점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CJ는 올해 해외투자 비용을 지난해보다 2000억원 늘려 총 9000억원으로 책정했다. 해외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룹의 대표적인 해외사업은 CJ제일제당의 해외 바이오 공장 증설이다. 한식 세계화 사업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2010년 이후 본격화한 CJ CGV의 해외 사이트 확장, CJ푸드빌 해외매장 확대 등도 추진 중이다. 해외 업체 지분투자 및 인수·합병(M&A)도 타진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를 통해 해외에서 10조원가량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검찰 수사와 마녀사냥식 언론 보도가 이뤄지면서 CJ그룹의 해외사업은 모두 중단됐다.
재계 관계자는 "비자금 문제는 이미 검찰이 과거 여러 차례 수사했던 내용인데 굳이 여론몰이식으로 대대적인 공개수사에 나서는 것 자체가 납득이 가질 않는다"며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무차별한 기업 때리기는 결국 기업들의 정상적인 경영활동까지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재현 회장 중국·터키 출장 사실상 취소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달 말과 6월 초에 예정됐던 중국과 터키·미국·동남아 출장을 모두 취소했다. 현지 주요 인사 면담도 연기됐다. 해마다 그룹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글로벌 콘퍼런스 개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를 '글로벌 CJ'의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진출에 집중하고 있는 그룹 입장에서는 해외 시장 진출 타격, 사업적 손실, 외국 정부 및 사업 파트너에 대한 신뢰도 추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CJ그룹의 주력 무대인 중국 출장 취소는 다수 계열사의 현지 사업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의 주매출원인 CJ제일제당은 전체 매출의 35%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영업이익으로만 따지면 절반 수준이다. 주요 사업은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바이오 사업과 식품 수출 사업이다.
CJ제일제당은 중국 현지에 현지 사료공장을 운영하는 등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하지만 이번 이재현 회장의 중국 출장 연기는 중국 바이오 사업 등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는 기업 이미지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이번 사태로 CJ라는 브랜드에 타격을 입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CJ그룹이 한식 세계화를 외치며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 외식사업도 위기에 봉착했다.
CJ푸드빌은 정부의 골목상권 보호정책으로 출점이 제한돼 해외 시장 공략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해외 출점에도 제동이 걸렸다.
외식사업 특성상 현지 기업과의 제휴는 가장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해 현지 기업에 상표와 기술을 전수하고 로열티를 받는 '마스터프랜차이즈(MF)' 방식의 경우 기업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올해를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의 해로 삼은 CJ푸드빌은 중국 내 각 성마다 MF를 체결해 나가고 있지만 국내 사태로 현지 제휴기업을 찾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와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중요한 시점"이라며 "MF 계약이 해외 수익 창출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지만 CJ에 대한 이미지가 사실과 다르게 전달되면서 제휴가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마녀사냥식 수사는 기업의 생사뿐 아니라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며 "국내에서는 중소기업·골목상권 보호라는 이유로 옥죄고 있고, 모든 해외사업이 비자금의 창구인양 몰고가는 것이 진정한 경제민주화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