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에 발목 잡힌 가구업계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가구업계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장기침체에서 벗어나 회복기미를 보이던 가구업계가 무리한 신사업 추진과 불안한 재무건전성 등으로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루네오가구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보루네오의 법정관리 신청은 지난 1993년 이후 두번째다.

지난해 보루네오의 매출은 1343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12% 넘게 하락한 수치로, 영업손실은 141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지며 순손실 규모는 25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보루네오는 가구사업 외에도 알루미늄 팔레트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미국 현지에 이를 관할하는 보루네오 월드를 설립하는 등 야심찬 행보를 보였다.

비아이에프씨엔에스라는 석유대체에너지 사업 관련 자회사도 설립하며 발을 넓혔다.

하지만 이같은 무리한 신사업 추진에 따른 부담이 결국 보루네오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리한 신사업 확대 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의 내홍도 성장에 장애가 됐다.

지난 5월 보루네오는 생산·구매 부문을 맡아온 빈일건 공동대표를 해임하며 노사갈등을 빚어왔다.

이번 회생절차 개시와 관련해서도 그 시기와 방법을 두고 서로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측은 회사 정상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현 대주주인 에이엘팔레트물류가 지난해 회사를 인수한 이후 신규투자 및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측은 법원에 현 경영진의 운영 실태와 비상대책위 구성의 타당성을 담은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내 사무가구 시장 1위인 퍼시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퍼시스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0.0%와 18.1% 급감했다.

2010년 말 공공조달시장에 남기 위해 가구제조사 팀스를 분사하면서 전체 매출 규모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중소기업 판로지원법’이 통과되며 올해부터 조달시장에서 완전 퇴출되자, 종업원지주회사로 분사해 뒀던 팀스의 지분 인수에 다시 나섰다.

팀스가 퍼시스의 위장 계열사였음을 자인한 셈이다.

이후 퍼시스는 중국과 유럽 등 해외법인 설립 등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가구사들의 부흥과 떼어 놓을 수 없는 건설경기는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차츰 살아나는 추세이다.

이와관련 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차츰 살아나고 있고, 업계 최대 관심사였던 세계 1위 업체 이케아의 국내 진출이 정부의 동반성장 기조와 맞물려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가구업계는 지금이 반등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 수 없다"며 "하지만 내부에서의 안정이 담보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발전 방향 모색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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