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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탈출' 지역 "신규 분양이 발목 잡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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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0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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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전 '밀어내기 물량' 대부분 소화… 4·1 대책 이후 신규 물량 다시 늘어<br/>업계, 낮은 계약률에 '골머리'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수도권 주택시장이 미분양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지역의 경우 미분양이 조금씩 줄어들자 신규 분양이 쏟아져 나와 침체 상황에서 탈출하려던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러다보니 업계에서는 일부 건설사가 4·1 부동산 대책 이후 너무 성급하게 움직인 것 아니냐는 자성론까지 일고 있다.

◆5년 전 '밀어내기 분양' 대부분 소진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4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7만201가구로 3개월 연속 줄었다. 지난 1월 7만5180가구에 비하면 4979가구가 감소했다.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았던 2008년 말(16만5599가구)에 비하면 42%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대부분 당시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쏟아져 나왔던 '밀어내기 분양' 물량으로 건설사들은 지난 몇년 간 이를 소화하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

수도권의 경우 4월 미분양 물량이 3만3267가구로 한달 새 508가구 늘었다. 하지만 '준공 후 미분양'이 많았던 김포·용인·고양시 일대는 미분양 물량이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다.

김포시의 경우 지난해 12월 미분양 물량이 3584가구나 됐다. 하지만 4개월만인 현재 미분양은 2577가구로 1007가구 줄었다.

특히 지난 4월 한달 동안 611가구나 감소했다. 수도권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가장 많은 용인시도 2011년 말 7296가구에서 현재 6191가구로 1000가구 넘게 줄었다. 지난해 말 6676가구에 비하면 500가구 가까이 감소한 규모다.

고양시도 미분양이 크게 줄어든 대표적 지역이다. 2008년 말 5360가구에 이르던 이 지역내 미분양 물량은 이후 신규 공급 물량이 없다시피하면서 현재는 2575가구로 줄었다.

지방에서도 2008년 쏟아져 나왔던 밀어내기 분양 단지들이 대부분 소화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크게 줄었다. 부산에서는 당시 1만4000가구에 육박하던 미분양이 현재는 6131가구로, 대구에서는 2만1379가구에서 2089가구로 대폭 줄었다.

◆신규 분양 다시 증가… 시장 부담 가중

미분양이 줄어들자 신규 분양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4·1 대책을 기점으로 건설사들의 시장 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이달에만 전국 77개 사업장, 5만 6042가구(일반공급 3만839가구)가 신규시장 문을 노크한다. 지난해 같은달 대비 74% 증가한 수치로, 최근 5년간 최대 물량이다.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6월 공급량은 3만가구 안팎이었다.

문제는 수도권이다. 지방에서는 몇년 간 신규 공급이 없어 수요가 많아졌고, 개발 호재도 풍부해 분양이 잘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방과 달리 수도권은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급 물량이 나오고 있어 침체 늪에서 탈출하려던 시장이 다시 발목을 잡히는 분위기다.

최근 남양주·고양시 등지에서 분양을 재개한 업체들은 낮은 계약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포·용인시 등에서도 이달 신규 분양이 나올 예정이지만 인근 지역 주민들은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모습이다.

김포 한강신도시 달인부동산 K사장은 "입주를 기점으로 급매물이 거의 소진되면서 분양가격 이하로 내렸던 시세가 오르기 시작했는데 또다시 분양 물량이 나온다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화성시의 경우 동탄2신도시 분양 공급으로 2008년 102가구에 머물던 미분양이 최근에는 4119가구로 늘어났다. 4~5월 신규 분양 물량이 많았던 남양주·고양시 등도 다음달에는 미분양 주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에 나선 건설사도 '울며 겨자 먹기'식 심정이다. 이달 수도권에 신규 분양을 준비 중인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를 주변시세보다 많이 낮춰 6개월 안에 대부분 팔 것"이라고 장담하면서도 "분양을 안하고 계속 안고 있기에는 금융비용 부담이 너무 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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