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본 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결정했다. 지난달 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하한 데 따라 이달은 숨고르기를 택한 것이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1년여 만에 깜짝 인하된 이후 그 해 10월과 올해 5월까지 총 세 차례 인하됐다. 이달 금리가 동결되면서 이제는 금통위의 통화완화 기조가 닫힌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기준금리는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지난달 결정이 미치는 효과를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김중수 한은 총재(사진)는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동결의 가장 큰 요인은 지난달 금리 인하와 정부 추경에 대한 효과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필요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역시 금리를 묶어둔 요인으로 꼽힌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4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대비 0.8% 늘면서 넉 달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제조업 생산이 0.7% 오른 덕분이다.
엔저의 여파에도 5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3.2% 증가했으며, 무역수지는 2010년 10월 이후 최대 흑자폭을 기록하면서 16개월째 흑자행진을 지속했다.
김 총재는 “지금의 성장경로는 한은이 당초 전망했던 그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음달 발표되는 수정 경제전망 상향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달 금리 인하와 정부의 추경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은 0.2%포인트 오를 것”이라며 “내달까지 별다른 요인이 없으면 그 정도 상향 조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물가상승률도 당초 전망치인 2.3%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해 영란은행(BOE), 호주중앙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변국과의 내외금리차 확대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주변국 통화정책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 한은의 입장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향후 기준금리의 향방에 쏠려있다.
현재 연내 동결과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가 혼재돼 있는 양상이다. 미국의 출구전략(양적완화 축소) 조기 시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선진국의 출구전략 시행과 관련, 지난달 금리 인하 결정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비판에 김 총재는 "지난달 금리를 내렸지만 오히려 자본은 순유입을 기록했다"면서 "최근 주가 등의 현상 변화는 한국 특유의 현상이거나 신흥경제권의 현상일 수도 있으므로 문제를 잘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향후 미국 등에서 출구전략이 시행될 경우에 대해 "유연히 대처할 수 있도록 사전에 정보를 얻고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전문가 2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34명 중 97.8%가 이달 기준금리에 대해 동결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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